[단독] 월 4만원대·OTT 결합…베일 벗는 대구형 대중교통 구독요금제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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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31 18:05  |  수정 2024-01-31 21:07  |  발행일 2024-02-01
서울 기후동행카드 대박 행렬
대구도 내년 상반기쯤 구독요금제 도입
월 4만원대 유력, 다양한 결합모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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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내버스. 영남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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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구독경제' 개념이 대구 대중교통에 도입된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서울 기후동행카드가 품귀 현상을 빚는 등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단점을 보완하고 기능을 강화한 대구형 모델의 파급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지역 대중교통은 물론 다른 생활형 플랫폼과 연계 할인이 가능한 대구형 구독요금제를 선보인다. '원인자 부담 원칙(공공시설 설치를 유발한 원인 제공자가 그 설치비용을 부담)'에 따라 '충성고객'의 요금 부담을 낮추고,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요금은 미정이지만, 4만원대가 유력하다. 한 달 출근일(22일, 주말 제외) 기준 대중교통 왕복 비용이 6만6천원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대라는 게 교통공사의 설명이다. 서울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구독료는 월 6만2천원이다. 서울보다는 무조건 구독료가 낮아야 시민이 납득할 수 있다는 내부적 합의도 있었다.

기후동행카드의 단점으로 지목되는 광역교통 부재도 대구형 모델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 산하 대중교통(지하철·시내버스·따릉이 등)만 이용 가능하다. 인천·경기권 및 민간 교통수단은 포함되지 않아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구권은 이미 대중교통 통합요금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의사결정 구조도 간단해 통합 운영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생활형 플랫폼과 결합된 다양한 수익형 모델도 눈길을 끈다. 교통공사는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와 요금제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구독료에 일정 비용만 더 내면 관련 OTT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구독요금제에 포함하는 안도 추진된다. 모두 민간에서 운영 중이지만, 요금제 결합 전략으로 '윈윈'을 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밖에도 통신·음식점·카페 등의 결합 모델도 검토되고 있다.

교통공사는 이 같은 구독요금제를 내년 출시 예정인 '대구형 MaaS 플랫폼'에서 독점 판매할 예정이다. MaaS는 앱 하나로 최적의 이동 경로를 검색하고, 연결된 모든 교통수단을 일괄 결제하는 '원스톱 교통 서비스'다. 구독요금제는 MaaS 상용화를 위한 마중물이자 유인책인 셈이다.

교통공사는 곧 대구시를 찾아 구독요금제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나채운 대구시 버스운영과장은 "내주 교통공사와 구독요금제 관련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지금은 여러 가지 검토가 필요한 단계"라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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