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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내버스. 영남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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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지역 대중교통은 물론 다른 생활형 플랫폼과 연계 할인이 가능한 대구형 구독요금제를 선보인다. '원인자 부담 원칙(공공시설 설치를 유발한 원인 제공자가 그 설치비용을 부담)'에 따라 '충성고객'의 요금 부담을 낮추고,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요금은 미정이지만, 4만원대가 유력하다. 한 달 출근일(22일, 주말 제외) 기준 대중교통 왕복 비용이 6만6천원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대라는 게 교통공사의 설명이다. 서울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구독료는 월 6만2천원이다. 서울보다는 무조건 구독료가 낮아야 시민이 납득할 수 있다는 내부적 합의도 있었다.
기후동행카드의 단점으로 지목되는 광역교통 부재도 대구형 모델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 산하 대중교통(지하철·시내버스·따릉이 등)만 이용 가능하다. 인천·경기권 및 민간 교통수단은 포함되지 않아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구권은 이미 대중교통 통합요금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의사결정 구조도 간단해 통합 운영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생활형 플랫폼과 결합된 다양한 수익형 모델도 눈길을 끈다. 교통공사는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와 요금제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구독료에 일정 비용만 더 내면 관련 OTT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구독요금제에 포함하는 안도 추진된다. 모두 민간에서 운영 중이지만, 요금제 결합 전략으로 '윈윈'을 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밖에도 통신·음식점·카페 등의 결합 모델도 검토되고 있다.
교통공사는 이 같은 구독요금제를 내년 출시 예정인 '대구형 MaaS 플랫폼'에서 독점 판매할 예정이다. MaaS는 앱 하나로 최적의 이동 경로를 검색하고, 연결된 모든 교통수단을 일괄 결제하는 '원스톱 교통 서비스'다. 구독요금제는 MaaS 상용화를 위한 마중물이자 유인책인 셈이다.
교통공사는 곧 대구시를 찾아 구독요금제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나채운 대구시 버스운영과장은 "내주 교통공사와 구독요금제 관련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지금은 여러 가지 검토가 필요한 단계"라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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