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지방소멸 시대, 외국인 유치와 스포츠의 역할

  • 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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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6 06:49  |  수정 2024-02-06 07:30  |  발행일 2024-02-06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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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그동안 대학 진학과 학위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내 고향 경북을 떠나 살아온 지 20년이 훌쩍 넘어 버렸다. 최근 안동에 위치한 경북스포츠과학센터로 이직하게 되면서 다시금 경북도민이 되었다. 안동은 대학생 때 한 번 방문 이후 처음이고,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조금은 어색함이 남아 있다. 그러나 수도권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은 여유롭고 평화로운 지방도시의 삶을 꿈꾸며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

이주 후 최근 가장 많이 느끼는 점은 도시에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다는 인상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잠깐씩 부모님 뵈러 들렀던 김천에서도 가끔씩 느끼긴 했었지만, 실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문제가 매우 심각함을 체감하게 된다. 특히 지방중소도시는 지방소멸이라는 매우 심각한 문제에 당면하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와닿는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지방소멸지수를 살펴보면 전국 228개 시·군 중 지방 소멸 위기 지역은 총 5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남 13곳, 강원 10곳, 경북 9곳 순으로 우리 경북도 역시 매우 심각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경북도에서도 '지방소멸 대응 종합계획' 수립을 통해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그 노력의 한 축으로 외국인 유치를 통한 도내 인구의 파이를 확대시키고자 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경북에서는 외국인공동체과를 신설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 언어 교육에 힘쓰고, 비자 발급의 간소화 전략 등 다양한 외국인 유치 정책들이 준비되고 있다. 또한 대학과 같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존폐와 관련되어 있는 문제로서 외국인 대학생 유치 전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외국인 확대 정책은 외국인 증가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수용과 사회문화적 변화 충격에 대한 대비는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국제 이주를 통해 외국인들이 지역사회에 들어온다는 것은 단지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적 다양성이 유입되는 것이고 지역사회는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때라 여겨진다. 이러한 문화적 다양성의 인정과 상호 이해가 수반될 때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외국인 유치정책이 진정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외국인의 유치를 통해 지역사회에 발생할 다양한 사회 문화적 충돌 과정에서 그것을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스포츠이다. 스포츠사회학자 임번장 교수는 스포츠는 사회 통합 창구 기능의 역할로서 인간의 행동에 대한 규제와 각종 사회 문제를 사회적 가치로 강화시키고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임을 강조했다. 특히 스포츠는 광의의 의미에서 전 세계 가장 유명한 대중문화이다. 스포츠는 만국 공통의 규칙으로 행해지며, 그러한 규칙 속에서 언어, 문화는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또한 신체적 활동을 공유한다는 것은 개인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에 가장 큰 도움을 주며, 나아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발전적 문화 다양성 창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소멸 방지와 외국인 유입을 통한 사회, 문화적 충돌을 긍정적으로 해결하여 발전적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는 그 최전선에서 스포츠가 많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길 기대하며, 스포츠과학자로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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