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時時刻刻)] 특이점의 시대가 온다

  • 전창록 대구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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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6 07:25  |  수정 2024-02-06 07:34  |  발행일 2024-02-06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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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록 대구대 초빙교수

지난 1월12일 세계 주식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MS가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 자리에 오른 것이다. 이날 MS 시총은 2조8천870억달러(약 3천796조원)로 2조8천740억달러의 애플을 넘었다. 주식시장이 미래 가치의 반영이라면 이 사건을 애플로 대변되는 모바일 시대에서 MS로 대변되는 AI 시대로의 전환으로 해석하는 시각들도 많다. 사실 MS는 지난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누적 130억달러(약 17조원)를 투자해 누구보다 빨리 전면적으로 AI 시대에 뛰어들었고, 시총 1위는 그 보상인 것이다.

AI는 일반적으로 그 목적과 기술의 발전 정도에 따라 3가지로 구분된다. 약인공지능, 강인공 지능 그리고 초인공지능이다. 약인공지능은 특정 주제에서 주어진 일을 인간 의도에 따라 수행하는 인공지능으로 적용이 제한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AN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로 불리는데, 챗GPT를 포함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인공지능이 여기에 속한다. 강인공지능은 인간의 모든 지적 작업을 기계가 수행할 수 있는 단계로 일반적 문제를 사고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으로, 범용적인 지적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에서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로 불리는데, 공상 과학 영화 'HER'나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초인공지능은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로 인류 전체의 지능을 뛰어넘는 단계를 의미하는데, 터미네이터 '스카이 넷'이나 매트릭스에 나오는 인공지능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말은 원래 수학이나 물리학에서 그 개념이 존재했지만, 뇌공학자이자 구글의 인공지능 책임자였던 레이먼드 커즈와일(Raymond Kurzweil)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가 2005년 베스트셀러가 되어 세계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유명해졌다. 커즈와일은 이 책에서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더 강력해지는 즉 초인공지능이 등장하는 시점을 특이점이라고 불렀다.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혁신을 계속하는 '수확 가속의 법칙(The Law of Accelerating Returns)'을 반복해 결국에는 AI가 인류의 지능을 초월하는 특이점이 곧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에서 그는 특이점의 시대를 2045년 정도로 예측했었다.

이 특이점의 시대에 인류는 어떻게 될까? 매트릭스 영화에서처럼 인류는 인공지능의 에너지원으로만 존재하는 비참한 재앙에 직면하게 될까? 아니면 커즈와일의 주장처럼 영생을 누리고 풍요로워질 것인가? 실리콘 밸리에는 초인공지능의 탄생 자체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부터, AI 긍정론을 주장하는 빌게이츠, "침팬지가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듯 우리가 인공지능을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비관론자 일론 머스크까지 논의가 활발하다. 중요한 것은 그들 각자는 믿음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커즈와일은 구글과 싱귤래러티 대학을 만들고, 일론 머스크는 사람 뇌에 마이크로 칩을 심어 인간 뇌의 용량을 무한대로 늘리려는 '뉴럴링크'라는 회사를 만들어 인공 지능의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이 시점에 분명한 것은 누구도 특이점의 시대가 언제 올지, 그 시대가 어떨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만 2020년 커즈와일은 "The singularity is Nearer"라고 특이점의 시대가 더 가까워졌음을 예언했고, 2024년 CES에서 우리는 일상이 된 인공지능을 목격하고 있다.

전창록 대구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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