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불패' 경기 불황에도 명품 매출은 상승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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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6 19:14  |  수정 2024-03-27 07:20  |  발행일 2024-03-27 제3면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1~2월 매출 전년 동기 6%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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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세계 백화점 샤넬 매장 오픈 첫날인 대구 신세계 백화점 명품관 입구에 오픈 전 부터 샤넬 제품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긴 대기줄을 만들고 있다. 영남일보 DB
경기 불황에도 한국인의 '명품 사랑'은 식지 않는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명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 경기침체로 중국내 소비가 위축돼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수요가 줄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 물량이 대거 우리나라로 집중된 측면이 있다. 대구에도 명품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명품업체들이 10% 정도 가격을 올렸지만 매출은 증가세다.

26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의 1~2월 명품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평균 10% 가량 늘었다. 신세계는 8%, 롯데는 10%, 현대는 12% 늘었다. 대구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1~3월 25일)도 6%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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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과 샤넬은 매출이 1조원을 넘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은 2020년 1조원을 넘어선 이후 2021년 1조4천680억, 2022년 1조6천922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지난해 매출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1조7천억원 이상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샤넬 코리아도 2022년 1조5천91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디올은 9천305억원, 에르메스는 6천501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이날 대구 신세계백화점 명품관엔 쇼핑객들로 붐볐다. 유명 브랜드 매장은 대기 인원이 수 십명에 달했다. 입장하는데만 2시간 이상 걸렸다. 점심시간 때 샤넬 매장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객만 20명이 넘었다. 에르메스는 매장 입구에 '대기 등록 종료' 안내문을 내걸었다. 에르메스 관계자는 "이미 오전에 당일 이용 가능한 50명이 모두 예약됐다"고 했다.

명품 매출과 수요가 늘어난 것은 그간 제한적이던 물량이 확 증가해서다. 중국 경기 침체로 명품 소비가 줄자, 명품업체들이 한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명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2조원으로 세계 7위다. 현재 명품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한국에서 만회하려는 모양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명품 관련 카페에도 올해 명품 매장 내 인기 상품 물량이 크게 늘었다는 내용이 많다.

요식업을 운영하는 30대 A(대구 달서구 월배)씨는 "샤넬 클래식과 보이 샤넬은 예약하면 보통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요즘엔 대기가 그리 길지 않다"며 "운이 좋을 경우 오전 일찍 매장에 가면 바로 살 수 있다"고 했다.

백화점 전체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율도 무시할 수 없다. 수 백만원에서 수 천만원에 이르는 상품이 거래되는 만큼 명품 실적에 따라 그해 기업 매출이 결정되는 것.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안좋았는데 하반기에 샤넬 등 명품 매출이 크게 오르면서 전체 매출도 뛰었다"며 "백화점 매출에서 명품 비중이 30%정도다. 명품 매출에 따라 그해 백화점 매출 성적이 사실상 결정된다고 봐도 된다"고 했다. 대구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1조4천982억원으로 이중 30%인 4천495억원이 명품 매출인 셈이다.

'명품 사랑'은 중고시장에서도 뜨겁다. 중고 명품 브랜드를 취급하는 '구구스'의 경우 2022년 매출이 403억원에 이른다. 대구에도 5개의 매장이 있다. 구구스 관계자는 "진품 여부를 확실하게 검사한 상품을 최대 70~80%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 젊은층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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