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과 폐과에 석·박사 과정 축소로 인재 유출…무용계도 지역불균형 심화

  • 최미애
  • |
  • 입력 2024-04-03 17:31  |  수정 2024-04-03 17:31  |  발행일 2024-04-05 제2면
지역 공연장과 연계한 무대도 줄면서 생태계 전반 위축
무용계 활동 둔화되면서 국립현대무용단 공모 지원율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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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무용단 공연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무용계도 지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대학의 무용과 폐과와 대학원 석·박사 과정 축소로 지역 인재들이 수도권과 서울로 유출되면서다. 또 공연장과 연계한 무대도 줄어들면서 무용 생태계 전반이 침체되고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최근 지역 안무가들의 작품을 발굴하고 현대무용 레퍼토리를 개발하기 위해 마련한 '지역 상생 프로젝트' 공모 결과, 대구·경북권 지원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현대무용단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 공모에 총 28편이 지원했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권에선 5편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부산·경남권이 12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세종·충청권 7편, 광주·전라권 4편이다. 무용계에서는 "지원율이 저조한 것은 그만큼 대구 무용계의 활동이 둔화 되고 있는 방증"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로 인해 무용계의 지역 간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프로젝트 공모 심사위원단도 총평을 통해 "총 지원자 수가 수도권 무용 공모에 비해 적은 점, 권역별 지원자 수 편차가 큰 점은 무용 생태계의 지역 불균형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했다"고 밝혔다.

실제 대구 무용계에서도 지역 무용가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원인은 주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무용 인구 감소를 꼽는다. 대구에선 처음으로 무용학과가 설립된 대구가톨릭대가 폐과돼 2022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석·박사 과정도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추세여서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만 이보다 더 전인 2000년대부터 다른 지역 대학에서 무용과 폐과가 이어진 점을 고려하면 대구는 움직임이 다소 늦은 편이다.

대구 무용계 관계자는 "지역 무용계의 활동이 저조한 원인을 하나로 꼽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지역 공연장과 연계해 진행하던 공연들이 다소 줄어들면서 신인·중진 등의 활동을 보기 어려워진 것도 있는 것 같다. 신인의 경우,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성 무대에 대한 지원 등이 많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했다.

무용계에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무용계 관계자는 "대구에도 국제 무용 축제가 있긴 하지만, 공연을 그날 하루만 무대에 올리고 끝날 뿐 작품이 발전되는 경우가 드물다. 대학 교육에서부터 자율적으로 창작할 기회를 더 많이 부여하고, 작품을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현대무용단이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지역 상생 프로젝트'의 권역별 선정작은 국립현대무용단이 제작 과정에 협력하며, 권역별 프로젝트 파트너 극장에서 올 가을 작품을 올린다. 대구·경북권 작품으로는 박수열의 '심장과 칩'이 선정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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