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수기도 비껴간 대구공항…하계 시즌 하늘길 더 좁아진다

  • 이승엽
  • |
  • 입력 2024-04-03 20:10  |  수정 2024-04-04 11:26  |  발행일 2024-04-04
하계시즌 국제선 편수 동계 대비 6% 줄어
2019년 절반도 안돼…엔데믹 나홀로 역행
신규 노선 전무, 저녁·새벽 시간대 노선만
하필 국제선은 공사 중…여객 불편 가중
대구국제공항
대구국제공항 전경. 한국공항공사 대구공항 제공.

본격적인 여행 시즌을 앞두고 대구의 하늘길이 오히려 좁아졌다. 반등 요소도 없어 대구국제공항의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올 하계 기간(3월 31일~10월 26일) 국제선·국내선 정기편 항공 운항 일정을 확정했다. 이 기간 대구공항 국제선은 9개 노선을 주 171회(왕복) 운항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 2023년 동계 시즌(주 182편) 대비 6%가량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하계 시즌(410회) 대비 42% 수준이다. 이 같은 회복률은 같은 기간 전국 공항 국제선 회복률(98%)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다.


특히 대구공항의 하계 시즌에 국제선 신규 노선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번 시진 대구공항 국제선은 태국 방콕, 대만 타이베이, 일본 오사카 등 6개국 9개 노선 체제로 운영된다. 베트남 나트랑 노선이 최근 폐지되면서 지난 동계 시즌(10개)보다 노선 수가 오히려 줄었다. 2019년 하계 국제선(9개국 24개 노선)과는 비교 자체가 민망할 정도다.


일반적으로 하계 시즌은 여행 성수기다. 항공사들이 공격적으로 국제선 노선 발굴에 나서는 시기임을 고려하면, 대구공항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유독 대구공항만 후유증을 앓으면서 회복세가 뒤처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낮은 것으로 판단돼 항공사들도 대구공항에서 신규 노선 창출을 꺼리는 실정이다.


과거 저비용 항공사의 각축전이 벌어졌던 대구공항 국제선 노선은 코로나 이후 티웨이항공 일색으로 재편된 상태다. 대구를 거점으로 한 티웨이항공은 노선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 외 항공사들이 오히려 김해·청주공항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국제선 노선은 뒷걸음질 중이다.


저녁 혹은 새벽에 편중된 운항 시간대 역시 항공사와 이용객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요소다. 대표적인 인기 노선인 후쿠오카 노선 경우 매일 오후 5시25분 대구에서 날아 오른 후 오후 8시에 다시 대구에 내리는 단일 노선으로 운영된다. 하루에만 각각 다른 시간대에 11편이 뜨고 내리는 김해공항과는 자못 대조적이다.


평일 오전·오후 시간대 탑승객이 비교적 적어 항공사들이 취항을 꺼린다는 게 대구공항의 입장이지만, 가뜩이나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소극적인 노선 운영으로 지역민들까지 인근 공항으로 발길을 돌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선 터미널 공사도 노선 운영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대구공항은 400여억원을 들여 국제선 수용 능력을 확대하는 증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국제선 터미널 완공 전 혼잡을 줄이고자 신규 노선 창출에 소극적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대구공항 관계자는 "국제선 경우 중국노선 회복이 늦춰지면서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올 하반기 국제선 터미널이 완공되면 상황은 좀 나아지리라 본다. 협의 중인 일본 삿포로, 베트남 나트랑 노선 등이 추가되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승엽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