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코스피 상장사 대다수 ESG 경영 갈길 멀어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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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3 20:34  |  수정 2024-04-04 09:37  |  발행일 2024-04-04 제12면
한국ESG기준원 평가 B등급 이상 4곳에 불과
모든 평가 항목에서 최하점 받은 곳도 2곳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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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구지역 유가증권시장 (코스피) 상장사 대다수가 'ESG경영'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B등급 이상 받은 기업이 4곳에 불과했고, 모든 평가 항목에서 최하점인 D등급을 받은 곳도 있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기관이 ESG 평가 정보를 활용한다. 한국도 내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를 의무화한다. 대구기업들은 갈 길이 멀어보인다.

3일 한국 ESG기준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코스피 상장사 22곳 중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곳은 2개사 뿐이다. DGB금융지주와 한국가스공사만 '우수'등급에 이름을 올려 겨우 체면치례를 했다.

한국 ESG기준원의 ESG 평가 등급은 S(탁월)부터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까지 모두 7단계로 나뉜다.

DGB금융지주는 3년 연속 A등급 이상을 받았다. 지난해 세부 평가 항목 중 환경·사회 부분에서 A+등급을 획득했다. 금융권의 ESG경영에 대한 요구가 높은 만큼 DGB금융지주는 ESG전략경영연구소를 따로 두고 지배구조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을 통해 ESG경영의 활동 폭도 넓히는 중이다.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는 2021년, 2022년 B+등급을 기록한 뒤 3년만에 A등급으로 복귀했다. 매출은 2022년 50조3천17억원에서 지난해 44조5천559억원으로 쪼그라들었지만 사회책임 경영분야에선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4조 8천388억원)을 올린 차량용 램프 전문기업 에스엘은 B+등급을 받았다. 3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코로나팬데믹 이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한 티웨이항공은 전년도에 비해 한 단계 상승한 B등급을 받았다.

지역 22개 코스피 상장사 중 보통 이상 등급(B)을 받은 기업은 고작 4곳에 불과한 셈이다.
나머지 기업 대다수는 C등급을 획득했다.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엘앤에프, 대성에너지, 대성홀딩스, 유니온머티리얼, 평화홀딩스, 상신브레이크, 이수페타시스, 대호에이엘, 티에이치엔, 세원정공, 삼익THK, 대구백화점, 화성산업, 대동 등 14개 기업이 '취약(C)' 판정을 받은 것.

그나마 농기계 분야 국내 1위인 대동은 사회 영역에서 A등급을, 화성산업은 지배구조 영역에서 B+등급을 받으며 개선 가능성을 엿보였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평화산업과 이월드, 성안, 남선알미늄은 나란히 D등급(최하등급)에 머물러 있다. 특히 이월드와 성안은 전 영역에서 최하 등급을 받아 ESG 경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구상공회의소 측은 "투자자들은 물론 국제 사회가 기업에 요구하는 사항들이 커지면서 ESG경영 필요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며 "대구 기업들도 ESG경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그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부터 대구상의는 대구시와 함께 지역 기업을 위한 ESG 관련 교육과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ESG스쿨 심화 교육'에 이어 올해는 매달 전문가를 초빙, 실무자들이 직접 상담을 할 수 있는 창구도 개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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