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공포증 싹 사라졌다" 대구 동구 정보화 교육현장 가보니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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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4 13:46  |  수정 2024-04-14 13:53  |  발행일 2024-04-14
2000년부터 정보 취약계층 대상 교육

스마트폰, 키오스크 교육 인기

평일 오전도 꽉꽉, 다회차 수강 많아
키오스크 공포증 싹 사라졌다 대구 동구 정보화 교육현장 가보니
지난 12일 대구 동구 팔공정보문화센터에서 열린 정보화 교육에 참가한 한 어르신이 스마트폰을 조작하고 있다.

"무인 결제기(키오스크) 공포증이 싹 사라졌어요."

지난 12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동구 팔공정보문화센터. 20여 명의 어르신이 강사의 교육에 따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이날 교육은 스마트폰 내 지도 앱을 활용해 목적지까지 최적의 경로를 찾는 것. 돋보기 안경을 고쳐 써 가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어르신들의 열정은 여느 수험생 못잖았다.

"집 주소가 기억이 안 납니다"라는 한 어르신의 다급한 외침에 강의실은 웃음바다가 됐다. 2회차 수강생인 오미자(여·61) 씨는 "그동안 스마트폰을 써 왔지만, 10%도 활용하지 못했다. 지금은 스스로 바탕화면을 꾸밀 수 있을 정도"라며 "키오스크 등 최신 디지털 문물에 거부감이 컸는데, 이젠 자신감이 생겼다. 가족과의 소통에서도 많은 힘을 얻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디지털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구 동구의 정보화 교육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동구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어르신, 장애인, 주부 등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진행 중이다. 정보 취약 주민에게 체계적인 정보화 기초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교육은 초급과정, 활용과정, 특강 등으로 진행된다. 초급과정은 △스마트폰 △파워포인트 △엑셀 △컴퓨터 초보 등으로, 활용과정은 △한글 문서 작성 △동영상 편집 △인터넷 활용 △무인 결제기(키오스크) 등을 교육한다. 올해는 11개 과정이 개설돼 4월 현재 243명이 수강 중이다.

올해 교육은 철저히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강좌 위주로 편성됐다. 필요 이상으로 쉽고 간단해야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게 지난 20여 년간 교육으로 얻은 동구의 노하우다.

지난해 교육 과정 후 설문지를 통해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평균 91.5점(100점 만점)이 나왔다. 동구는 설문 조사 결과에 따라 올해 '동영상 편집 활용'과 '파워포인트' 교육 과정을 추가 개설하고, '스마트폰 기초·활용' 과정 및 '무인 결제기 활용' 교육은 1회 증편했다. 또 수업 집중도 향상을 위해 과정별 정원을 40명에서 30명으로 줄였다.

반응은 뜨겁다. 입소문이 돌면서 평일 오전에도 대부분 강좌가 수강생들로 꽉 찰 정도다. 특히 무인 결제기(키오스크) 과정 경우 전 강좌가 일찌감치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동구 관계자는 "센터 인근은 물론 이동 시간이 1시간 넘게 걸리는 팔공산 파계사 방면 수강생도 다수 있다. 멀리서도 올 만큼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방증"이라며 "다회차 수강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향후 동구는 정보화 교육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교육장의 노후 PC를 교체하고, 8월에는 지역 경로당을 찾아 정보화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윤석준 동구청장은 "정보격차로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앞으로 정보화 교육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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