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미국행 '러시'…생산비중 42%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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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6 07:52  |  수정 2024-04-16 07:56  |  발행일 2024-04-16 제12면
LG엔솔·삼성SDI·SK온 3사
中·유럽서 이동 작년 7배 확대
국내 생태계 약화 대비책 필요

국내 2차전지(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미국 러시'가 줄을 잇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미국 생산 비중은 현재 6%→42%까지 폭증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5일 발간한 '2차전지 수출 변동 요인과 향후 전개 방향' 보고서를 보면, 작년 1~3분기 기준 국내 축전지 해외직접투자액은 38억달러다. 전년 동기(27억달러) 대비 40.8% 늘었다. 과거 연간 기준 대비 역대 최고치를 넘겼다.

지난해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해외 투자는 대부분 미국으로 향했다. 2020년까진 중국이 최대 투자 대상국이었지만 이후 유럽으로 옮겨갔고, 이제 미국 비중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 생산력은 현재 폴란드(47.5%)와 중국(38.4%)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현재 건설 중인 공장과 향후 계획을 종합해보면 미국 생산 비중은 5.4%→37%로 급격히 늘어난다.

삼성SDI는 현재 77.2%에 달하는 헝가리 비중을 21.9%까지 줄이고, 미국은 0%→53%로 키운다. SK온은 중국(77.1%→18.3%) 위주 생산에서 미국(10.1%→45.6%)을 생산 핵심기지로 바꿀 계획이다. 3사 생산량을 통합하면 미국 비중은 6%→42%로 7배나 커진다.

미국은 우리나라 2차전지 최대 수출국이다. 국가별 수출 비중을 보면 미국은 지난해 48.8%를 차지했다. 독일(6.9%), 중국(5.1%)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미국의 IRA란 큰 장애물이 등장했다. 세액공제 등 미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혜택을 받으려면 배터리 최종 제조 공장이 미국에 의무적으로 있어야 한다. 우려 집단 부품 및 광물 사용이 금지된다.

규제에 따른 연쇄작용으로 2차전지 업계의 미국행이 활발해진 것. 엘앤에프 등 양극재 소재 기업들도 미국 진출에 나서고 있다. 엘앤에프는 최근 미국 LFP 배터리 업체인 'ONE'과 양극재 공급 업무협약을 맺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부터 미국 테네시주에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미국의 대(對)중국 2차전지 산업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IRA에 따라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북한 등 '해외우려기관'이 제조한 배터리 부품과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중국산 배터리 수요가 감소하면 국내 업계엔 호재로 작동할 수 있단 것.

일각에선 국내 산업 생태계 약화에 대비해 제조시설 확대 유도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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