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제 희망] 유럽과 닮은 대구…지역 산업계 도전 절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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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2 20:01  |  수정 2024-05-03 08:01  |  발행일 2024-05-03
데이터 생태계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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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이른바 '데이터 블랙홀'이다. 이 블랙홀에서 벗어나기 위해 출범한 게 유럽의 오픈형 데이터 생태계 '가이아엑스(Gaia-X)'다. 제조업과 ICT 강국인 대한민국이 두 고래 싸움에서 생존할 방법은 무엇일까. 데이터산업 생태계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대구도 선택을 할때다. 전문가들은 대구는 '가이아엑스' 접목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덧붙여 모빌리티분야의 데이터 생태계를 우선 조성하고, 이후 사업영역을 넓혀가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미 넘어간 B2C 데이터 패권…산업 데이터 주권 수호해야
MS는 지난 1일 태국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AI 인프라와 관련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비롯한 최고 수준 인공지능(AI)생태계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이 프로젝트의 경제적 가치는 1천억 달러(약 139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MS는 하루 전 인도네시아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 등에 17억달러(2조3천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MS 외에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은 앞다퉈 대규모 투자금을 데이터센터에 쏟아붓고 있다. 생성형 AI,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 AI 신기술이 빅데이터 가치를 급등시키고 있어서다. 더욱이 글로벌 경제계는 요즘 AI 접목 혁신작업이 한창이다. 그간 빅테크의 영향력이 온라인 개개인에서 머물렀다면 이젠 제조현장으로도 넓히려는 모양새다.


사실상 B2C(기업 대 소비자) 데이터 경쟁은 빅테크의 승리로 끝났다. 유럽의 경우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활용하고, 상대적으로 약한 ICT 경쟁력을 보완하고자 오픈형 데이터 생태계 '가이아엑스'를 만들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탄탄한 독일은 전기차,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디지털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올해 '하노버 산업박람회(하노버메세)'의 최대 화두도 바로 '유럽형 데이터 생태계의 현재'였다. '가이아엑스'라는 거대 생태계 속에서 모빌리티 산업 데이터를 다루는 '카테나엑스(Catena-X)'가 구현 가능한 현실이란 점을 증명했다. '팩토리엑스', '에어로스페이스엑스' 등 영역 확장 계획도 천명했다.


◆"직접 부딪히는 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
오는 2027년이면 유럽발(發) 산업 규제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진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경우 배터리, 탄소배출 등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다. 일본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카테나엑스'에 공식 가입했다. 한국도 뒷짐만 지지말고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이아엑스 허브 독일' 소속의 김인숙 서울대 AI연구원 박사는 "가이아엑스는 결국 글로벌 산업 규제들을 녹인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가이아엑스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와 기업은 자연스레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다. 우리도 늦지 않게 정부, 업계가 한 테이블에 마주앉아 세계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워킹그룹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데이터 허브 도시'를 지향하는 대구가 추구할 방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지역 색깔을 담은 제조현장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해야 데이터 허브가 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대구 경제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김인숙 박사는 "지역 기업들이 직접 부딪히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하노버메세'에서 대구시 지원으로 대구기업 5곳이 가이아엑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대구는 자신있는 모빌리티 산업의 데이터 생태계를 우선 조성하고, 경쟁력과 영역을 조금씩 키워야 한다. 대구가 '카테나엑스 지부'를 유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송영조 대구시 빅데이터과장은 "대구는 유럽처럼 제조업이 강하다는 점에서 가이아엑스 생태계 접목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산업현장 데이터를 클라우드(가상저장공간), 글로벌 표준 형태로 바꾸고,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시스템을 구축해 XaaS(Anything as a Service) 관련 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했다.


XaaS는 각 산업의 제품, 기술, 프로세스, 가치사슬 등을 디지털 서비스형태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기반 사업모델이다. 대구 경제의 미래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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