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주차정책 오락가락…방향성 잃고 표류

  • 이승엽
  • |
  • 입력 2024-05-29 20:09  |  수정 2024-05-30 07:53  |  발행일 2024-05-30
市,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개정안 상정
"실효성 없어" 26년만에 주차 상한제 폐지
반면 대중교통 유도 공영 주차장 요금은 올려
민원 휘둘리며 정책 일관성 잃었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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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시행한 대구 중구 내 건축물의 부설주차장을 제한하는 '도심주차상한제'가 교통혼잡을 이유로 26년 만에 폐지된다. 29일 오후 중구 현대백화점 주차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구시의 도심 주차장 정책이 '대중교통 활성화'와 '원도심 살리기'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민원에 휘둘리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내달 '주차 상한제' 폐지 등을 담은 개정 조례안을 시의회 임시회에 상정한다. 제도를 도입한 지 26년 만이다. 대중교통 활성화 등을 위해 도심 구역에 도입한 주차 상한제가 유명무실해졌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시는 지난 1998년 도심 자가용 운행을 줄이고자 1차 순환선 일부 구역에 주차 상한제를 도입했다. 중구 신남네거리~달성네거리~동인네거리~삼덕네거리 구역에 속한 건축물에 대해 주차면 수를 법정 주차 대수의 80% 이내로 제한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승용차 통행량 감축 효과는 없고 좁아진 도로와 주차공간 부족으로 불법 주차, 교통혼잡만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았다. 인근 상인은 주차난으로 고객이 동성로를 외면한다며 제도 폐지를 요구했고, 중구에서도 같은 의견을 냈다. 이에 대구시는 연구용역을 통해 대중교통·부설주차장 등을 분석한 결과, 주차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성로에 상업 기능이 집약됐던 예전과 달리 현재 부도심이 많이 형성돼 있다"며 "원도심에만 불필요한 규제를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차 상한제 폐지가 조례 개정안에서 함께 다뤄지는 '공영주차장 급지 개선 및 요금 조정'(영남일보 2024년 5월3일자 1면 보도)과 상충하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잃게 만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구시는 급지 체계를 중심상업 및 버스·철도 거점 중심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또 바뀐 급지에 따라 공영주차장 요금을 인상할 방침이다. 요금 현실화를 앞세웠지만, 사실상 도심에 출입하는 승용차를 줄여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려는 정책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취지가 상충하는 정책을 한 부대에 담으면서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시가 일부 민원에 휘둘리면서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해 11월 상인들의 민원에 전국 최초 '대중교통 전용지구'의 일부 구간능 해제했다. 상권을 살리고자 '대중교통 선도도시' 타이틀까지 반납했지만, 돌아온 것은 거의 없었다. 6개월이 지난 현재,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일부 상인은 전체 구간의 해제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상관 경운대 교수(항공교통물류학과)는 "승용차 출입을 막은 탓에 원도심(동성로)이 죽었다는 전제가 잘못됐다"라며 "상충하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면 각 정책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시일을 두고 시행하면서 여론 수렴도 더 거쳐야 한다"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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