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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의 뇌 회로 연구를 통한 재활원천기술 및 솔루션 개발에 본격 나선 한국뇌연구원 직원들.한국뇌연구원 제공 |
한국뇌연구원이 마약 중독의 뇌 회로 연구를 통한 재활 원천기술 및 솔루션 개발에 착수한다. 심리 상담 수준에 머무르던 마약 중독 재활치료가 한 단계 스텝 업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국뇌연구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하는 '동물모델 활용 마약류 재활기술 연구실'로 지정돼 지난달 30일 현판식을 열었다. 향후 5년간 연구비 9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마약 중독 수준에 따른 마약류 재활 기술과 해당 기술의 효과성 평가 방법을 개발한다.
한국 사회 표면 위로 마약 중독 문제가 재차 떠오른 것은 채 몇 년이 되지 않는다. 그간 마약 중독은 단순히 '의지의 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이에 심리 상담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이에 마약 중독자 치료시설이나 재활센터는 턱없이 부족했다. 심리상담에만 치중한 나머지 마약류 중독자 50~60%가 치료 후 3개월내에 재발하는 등 사회적 부작용이 컸다.
마약 중독자는 뇌 회로가 완전히 뒤바뀌어 질환자 의지와 관계없이 자극을 갈구한다.
전문적이고 의학적, 생물학적 접근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인식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도 관련 연구개발 시도는 많지 않았다.
특히, 마약 문제는 고도화·다양화되고 있다. 합성 마약이 다수 등장했고, 여전히 법적 테두리 바깥에서 이용되는 마약류가 상당하다. 이전엔 특정 약물이 마약성 반응을 보일 때 이러한 사실이 사회에 알려지는 속도가 더뎠다. 이젠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구하는 방법 역시 훨씬 간단해졌다.
연구실 총괄을 맡은 구자욱 책임연구원은 "마약도 원래는 용도를 갖고 세상에 등장했다. 이것이 중독성을 갖고 있다는 점은 대체로 뒤늦게 발견됐다. 그래서 그간 의사가 처방 시 유의하는 방법으로 마약류를 관리했으나, 이젠 작은 중독성도 알려지는 속도가 빨라 대응이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연구실은 마약류 중독자의 성공적 사회 복귀를 위해 코카인, 케타민 등의 마약 중독 재발 설치류 연구모델 제작에 나선다. 설치류는 인간과 약 90%의 유전적 공유도를 보이며, 쾌락을 느끼는 중추 회로가 유사하다. 재활 기전 규명과 제어법을 개발하고, 재발 예측 생체신호 감지 시스템을 구축, 재활 솔루션을 실용화할 예정이다.
연구실은 5년간 유효한 기전 3~4가지를 규명해 이를 다른 사업과 연계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실에서만 마약 중독 관련 연구가 진행되는 게 아니라 연구원 차원에서 접근해 복합적으로 추진한다. 연구 결과는 디지털 치료제, 전자약 등 실제 솔루션 개발로 연계시킬 예정이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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