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배출 '0' 석포제련소…2차전지 업계서도 관심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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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5  |  수정 2024-06-04 18:24  |  발행일 2024-06-05 제2면
경북 봉화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지난해 폐수 8억8천만ℓ 전량 재이용 처리

폐수 배출 많은 2차전지·염색 등 업계, 친환경 인프라 운영 노하우 벤치마킹 시도
폐수 배출 0 석포제련소…2차전지 업계서도 관심
영풍이 운영하는 석포제련소 폐수 재이용 시설 전경. <영풍 제공>

탄소중립 등 글로벌 산업계의 친환경 행보가 활발한 가운데 국내 비철금속 기업 '영풍'이 경북 봉화에서 운영하는 석포제련소가 주목받고 있다. 연간 폐수 배출량 '0'의 수처리 인프라를 갖춘 친환경 제련소로 전환하자, 폐수 발생량이 적잖은 국내 염색업계와 2차전지 업계 등에서 앞다퉈 벤치마킹을 하겠다는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영풍의 석포제련소는 지난해 발생한 공정 사용수 88만6천403㎥(8억8천640만3천ℓ)를 외부 배출없이 폐수 전량을 재이용 시설로 처리했다. 2021년 5월 말 가동을 시작한 뒤 2022년에도 방류를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305.6ℓ(2022년 기준·환경부 상수도 통계)다. 석포제련소가 절약한 물은 290만명이 하루 사용하는 양이다.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해 있어 늘 수질오염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친환경 경영'을 내걸고 관련 투자를 늘리면서 영풍 측은 환경보호는 물론, 낙동강 수자원 절약에도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석포제련소의 주력 제품은 아연으로, 생산 규모는 세계 4위 수준(연간 최대 40만t)이다.


영풍 측에 따르면 석포제련소 폐수 재이용 시설 'Z.L.D(Zero Liquid Discharge)'은 제련소에선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제련 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정수 처리하고, 100℃ 이상 고온으로 끓여 수증기를 포집하는 상압 증발 농축식 기술을 적용했다. 이렇게 생산한 물은 공정에 재사용한다.


석포제련소에 구축된 폐수 재이용 시설의 하루 최대 처리 용량은 4천㎥(400만ℓ)에 달한다. 현재는 일평균 2천~2천500㎥의 공정 사용수를 처리중이다.


석포제련소의 폐수 재이용 사례가 알려지면서 국내 산업계에선 벤치마킹이 활발하다. 특히, 고농도 염폐수 처리법을 고심하는 2차전지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국내 한 2차전지 관련 기업, 2차전지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 중인 지자체가 견학을 다녀갔다.


대구염색산업단지 이전이 예정된 대구 군위군에서도 올해 2차례 석포제련소를 직접 방문, 관련 시설 운영 현황을 파악했다.


영풍 관계자는 "세계 제련소 가운데 폐수 배출 '0'을 달성한 건 유례가 없던 일이다. 자체 폐열 발전 시스템을 도입한 오미산 풍력발전 사업에 우리 제련소가 소유한 초고전압 전력망을 무상 공여하는 등 탄소중립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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