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의 도시를 바꾸는 시간] '항의'가 있는 곳에 미래가 있다

  •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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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2  |  수정 2024-06-12 07:09  |  발행일 2024-06-12 제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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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청년들은 '이탈'을 선택하고 있다. 첫째, 회사를 떠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23년 하반기 기업 채용동향 조사'에 따르면 매년 신규 입사한 대기업 직원의 평균 16.1%가 1년 내 퇴사하였다. 둘째, 공직을 떠나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근속 5년 미만 공무원 퇴직자는 2018년 5천670명에서 2023년 1만3천566명으로 5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하였다. 셋째, 지방을 떠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지역 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보고서(2023.11.)에 의하면, 2015~2021년 중 수도권 인구 증가에 대한 청년 유입의 기여율은 78.5%에 달하였다. 퇴보하는 기업, 조직, 지역은 청년들이 대거 이탈할 때에야 비로소 긴장한다.

경제학자 '앨버트 O. 허시먼'은 그의 저서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에서 기업, 조직, 국가가 퇴보할 때,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탈(Exit), 항의(Voice), 충성(Loyalty)의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또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자.

조직에 대한 청년들의 '발칵 뒤집는 항의' 사례와 최근 '이상한 충성' 현상도 주목해야 한다. 2021년 1월 말 SK하이닉스에서는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 공개'를 주장하며 CEO를 비롯한 임직원 2만8천명 모두에게 메일을 발송하여 SK 최태원 회장이 연봉 30억원을 반납하는 일까지 생겼다. 같은 해 2월 말 LG전자에서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1주일 만에 1천명의 노조원을 가입시키고 사무직 노동조합을 만든 일이 있었다. 두 사례 모두 입사 4년 차 청년들이 회사를 발칵 뒤집은 항의였다. 한편 최근 인크루트의 설문조사(2024.3.) 결과, 직장인 과반이 '조용한 퇴사' 중이었다. 직장에서 바로 퇴사하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업무만 처리하며, 회사에 이바지하려는 의지가 없는 '이상한 충성' 현상이다.

허시먼은 이탈은 경고의 의미가 있지만, 효과적인 방법은 항의라고 강조한다. 진정한 충성은 항의를 활성화시키고, 지나친 충성은 이탈을 무시하거나 항의를 억압할 수 있다. 퇴보하는 조직과 지역이 회복하고 다시 발전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진심 어린 항의가 있어야 한다.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고 직접 참여할 기회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조용하다고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 '발칵 뒤집는 항의'가 터져 나올지 모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상한 충성'이 확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러분이 일하는 조직,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지역은 어떤가? '항의'가 있는 곳에 미래가 있다. 지역과 인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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