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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택시 요금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 동대구역 앞 택시 승강장에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줄지어서 있다. 영남일보DB. |
대구 개인·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지난 1일 택시운송원가 산정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산출한 택시운임·요금 조정 건의안을 대구시에 제출했다. 운송원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한 현 요금체계가 업계의 경영난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택시업계는 지난달 초 4천만 원을 들여 ㈜비즈마코리아와 택시 요금 조정을 위한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연구용역 결과, 법인택시 1대당 하루 운송원가는 총 32만1천725원이지만, 운송수입금은 14만2천544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왔다. 잘못된 운송원가 산정으로 택시 1대당 하루에 약 18만 원의 적자가 나는 셈이다.
업계는 지난 택시 요금 조정 과정에서 운송원가 상승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타 도시에 비해 불이익을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대구 택시 기본요금(4천 원)은 서울 등 7대 특별·광역시 중 울산과 함께 가장 낮다. 기본요금 거리도 대구(2㎞)가 서울·부산(1.6㎞) 등 타 도시보다 길어 실질적인 요금 차이는 더 크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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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대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는 택시의 모습. 영남일보DB. |
심야 할증 운임 조정안도 공개됐다. 현행 요금체계에선 밤 11시~다음날 새벽 4시 택시를 탈 경우 20% 할증 요금을 받는다. 업계는 밤 10~11시 20%, 밤 11시~다음날 새벽 2시 40%, 새벽 2~5시 20% 등 탄력적으로 심야 할증 요금을 받는 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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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택시업계가 극심한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 동대구역 앞 택시승강장에 줄 지어 서 있는 택시들의 모습. <영남일보DB> |
시계외 할증도 기존 30%에서 35%로, 중복 시 최대 40%에서 50% 할증으로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밖에도 2명 초과 탑승 시 인원당 1천 원, 트렁크 사용 시 1천 원을 받는 안 등도 공개했다.
업계의 요구대로 인상이 이뤄질 경우 대구의 택시 요금은 전국 최고 수준이 된다. 현재 서울과 인천, 부산 등의 기본요금은 4천800원이며, 광주·대전이 4천300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인상안이 서울보다 높지만, 서울 역시 내년에 요금 인상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지역 간 형평성을 맞춰가는 과정"이라며 "대구의 경우 택시 과잉 공급으로 다른 지역보다 경영 악화가 심각하다. 택시 요금 현실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요금 인상안을 받은 대구시는 곧 검증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해당 인상안은 교통개선위원회 및 물가심의위원회 등의 판단을 받게 된다. 한기봉 대구시 택시물류과장은 "업계의 연구용역 결과가 타당한지 신중히 검토해볼 것"이라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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