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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24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국산 AI 반도체 산업육성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대구시 제공> |
'엔비디아 천하'에 대항할 한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기업) 연합군이 대구에서 의기투합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반도체 시장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대구를 거점으로 결성된 AI 반도체기업 연합군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대구시는 24일 오후 대구시 산격청사에서 국내 내로라하는 6개 팹리스와 국산 AI 반도체 산업육성 및 대구시 반도체 산업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구와 함께 국내 AI 반도체 시장을 함께 선도할 팹리스는 퓨리오사AI·딥엑스·모빌린트·하이퍼엑셀·디노티시아·아토리서치이다.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의 엔비디아 제품 독주 체제다. 단순 연산을 다중처리하는 데 적합한 구조로, AI 개발에 최적화돼있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 간 AI 패권 경쟁에서 당장 필요로 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반도체 수요를 엔비디아 제품이 조기 선점했다. 반도체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 '쿠다'까지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엔비디아의 독주는 더 견고해졌다. 이미 1년 치 이상 주문이 밀려있고, 제품 단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하지만 AI 개발에 더 적합한 반도체는 NPU(신경처리장치)다. GPU보다 속도가 빠르고 전력손실도 절감된다.
이날 대구에 집결한 이들 6개 팹리스는 NPU(신경처리장치)를 개발하는 기업들이다. 관건은 이 기업들이 개발한 반도체(칩)을 활용할 수요처 확보다.
대구시는 국내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이들 기업과 국산 AI 반도체 실증에서부터 반도체 SW(소프트웨어) 개발, 반도체 SW 센터 구축, 인력 양성에 이르는 전방위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국산 NPU가 빨리 상용화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펼친다. AI 데이터센터 건립 등 지역 내 다양한 사업과 연계한 AI 컴퓨팅 자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실증 레퍼런스 확보도 적극 지원한다.
AI 반도체 시장 진출의 핵심요소인 SW 개발을 위해 각 기업이 자체 개발한 NPU 및 SDK(소프트웨어 개발도구)도 지역대학·기업과 협업해 고도화시킨다. 향후 동대구벤처밸리엔 AI 반도체 SW 지원센터도 구축한다.
그 기반은 수성알파시티다. 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등 신산업 관련 유망기업들이 많아서다. 그만큼 AI 반도체 수요 창출에 유리하다. 차량용 반도체설계 전문기업 '텔레칩스', 시스템반도체 기업 '아이디어스투실리콘', 근적외선 스펙트럼 센서 기업 '에스티랩스' 등이 속속 수성알파시티로 집결하고 있 다.
군위군에 들어설 첨단산업단지에도 반도체 팹(Fab)을 유치할 계획이다. 값싼 전력, 용수 등을 충분히 확보해 수도권에 쏠린 팹을 대구로 분산 재배치하면 설계·생산·수요처까지 모두 충족하는 반도체 생태계가 완성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는 디지털 산업과 첨단 제조업을 토대로 반도체 수요와 기업 성장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를 모두 갖췄다"며 "앞으로 AI 반도체 산업이 거대 남부 경제권을 견인하는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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