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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오상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28일(한국시간) 파리 올림픽 펜싱 경기 첫날 한국은 남자 사브르의 오상욱(대전시청)이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지난 5월의 부진을 완벽하게 극복한 결과다. 당시 서울에서 열린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 우승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8강까지였다. 필리프 돌레지비치(미국·당시 랭킹 78위)에게 12-15로 져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직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월드컵에선 아예 개인전 16강에서 떨어졌다.
연이은 실패가 자극제가 됐다. 올림픽이 다가오는 가운데 삐걱대는 듯했던 오상욱은 절치부심해 이 시기를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번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전체 첫 금메달이기도 한 이 메달로 한국 펜싱은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5회 연속 올림픽 개인전 입상자를 냈다.
한국 펜싱 역대 최고의 대회로 꼽히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땐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김지연이 정상에 올랐고, 남자 플뢰레 개인전(최병철)과 남자 에페 개인전(정진선)에서 동메달이 나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박상영이 결승전 대역전극으로 남자 에페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 '할 수 있다' 신드롬을 일으켰다. 김정환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보다 1년 늦은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땐 남자 사브르의 김정환이 유일한 개인전 동메달로 자존심을 지켰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선 믿었던 오상욱이 물꼬를 제대로 터주면서 한국은 3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팀 세계랭킹 1위를 달리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최근 세대교체 흐름 속에 특히 이번 시즌 급성장한 미국에 국제대회 단체전에서 발목을 잡히는 등 쉽지 않은 상황에 파리에 왔다.
그러나 이날 오상욱이 개인전 금메달로 쾌조의 컨디션을 확인했고, 미국의 18세 신성 콜린 히스콕과 32강전에서 격돌한 2000년생 막내 박상원(대전시청)이 역전극으로 승리를 거두는 등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오상욱은 '단체전 우승'까지 약속했다. 그는 "엄청 기쁘지만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단체전까지 금메달 따고 편히 쉬겠다"고 말했다.
이 금메달을 통해 오상욱은 메이저 국제대회 개인전 '그랜드슬램'도 이뤘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영광을 모두 거머쥐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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