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승자 하야타 히나와 포옹하는 패자 신유빈. 연합뉴스 |
![]() |
'살아있는 체조 전설'로 불리는 시몬 바일스(왼쪽)와 조던 차일스가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에서 우승한 레베카 안드리드에 무릎을 꿇고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패자의 품격과 빛나는 동료애는 올림픽의 가치를 드높인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이러한 스포츠맨십의 현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유빈은 3일(한국시간)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하야타(일본)에게 2-4로 졌다.
경기 뒤 신유빈은 아쉬움에 허공을 한 번 바라봤지만 깨끗하게 패배를 받아들였다. 다음 순간, 환하게 웃었다. 신유빈은 승자 하야타에게 다가가 포옹하고 축하했다.
이 장면을 두고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일본 누리꾼들의 칭찬이 줄을 이었다. 한 이용자는 "메달을 놓쳤는데도 불구하고 하야타에 대한 행동은 감동적이다. 한국인들이 신유빈을 기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아직 20세인데도 실력과 예의를 갖춘 훌륭한 선수"라고 치켜올렸다.
이같은 패자의 품격은 슛오프로 승패가 결정됐던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도 빛이 났다.
"우리가 바로 양궁의 메시와 호날두 아닐까요?"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진땀 승부를 펼쳐 보인 김우진(청주시청)과 브레이디 엘리슨(미국)이 서로를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김우진은 4일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엘리슨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슛오프까지 가는 진땀 승부가 펼쳐졌다. 두 선수의 화살 모두 10점을 기록했으나, 김우진의 화살이 브레이디의 것보다 과녁 중심에 4.9㎜ 더 가까워 김우진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 양궁의 전설', '한국 킬러' 등 별명이 붙은 엘리슨으로서 아까운 패배였다. 하지만 강자는 역시 강자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엘리슨은 "우리가 펼친 슛오프는 양궁 역사상 최고의 승부일 것"이라면서 "김우진과 같은 시대에 활동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인상적인 경험"이라고 말했다.
'살아있는 체조 전설'로 불리는 시몬 바일스(미국)는 자신을 0.033점차로 따돌리고 우승한 레베카 안드라드(브라질)에게 무릎을 꿇어 '특급 예우'를 해줬다. 금메달만큼이나 귀한 세리머니에 안드라드가 함박 웃음을 지었다.
안드라드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끝난 파리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 결선에서 14.166점을 따내 바일스(14.133점)와 조던 차일스(미국·13.766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바일스와 차일스의 세리머니에 안드라드는 "그들이 너무 귀여웠다"라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저에게 이런 행동을 보여줬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항상 서로 응원하는 사이"라고 즐거워했다.
바일스는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친 것에 대해선 "흑인 선수가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는 게 엄청나게 즐거웠다"라며 "차일스가 저에게 '우리가 고개를 숙이는 게 어떨까?'라고 말해서 '물론이지!'라고 대답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5일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안세영에게 패해 은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배드민턴 선수 허빙자오. 시상식에서 그는 오른손에 스페인 배드민턴협회에서 받은 스페인팀 배지를 들고 있었다. 허빙자오는 전날 준결승에서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과 대결하다 마린의 부상으로 결승에 진출했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