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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 역사 내 조성된 무인카페 모습. 대구교통공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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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 반월당역에 도입된 고급형 도넛 자판기 모습. 대구교통공사 제공. |
대구 지하철 역사의 상권이 변모하고 있다. 편의점 등 판매시설 임대업종 위주에서 시민 친화시설과 무인매장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다. 역사 내 숨은 공간도 속속 발굴되면서 도시철도 역사가 도심 속 거대한 '종합생활플랫폼'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12일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도시철도 1·2호선 역사 내 점포 148개소 중 직영 점포가 66개소에 달한다. 전체 45%를 차지하며 민자유치 개발상가(61개소)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공실률은 14%(21개소)로, 미분양 상가의 경우 공실로 마냥 비워놓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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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구교통공사 출범 이후 도입된 역사 내 프린트 카페 모습. 대구교통공사 제공. |
공사는 역사 내 공실 점포에 무인프린트카페(8개소)와 셀프스토리지(5개소), 공유사무실(3개소) 등 시민 친화시설을 적극 입점시키고 있다. 지난 2022년 김기혁 사장 취임 후 고강도 경영혁신을 강조하며 역사 내 적극적인 부대 사업수익 증대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무인매장 등 편의시설 급증 역시 같은 맥락이다. 기존 음료자판기(60개소) 및 위생용품 자판기(62개소)에 더해 새로 도입된 공유형 보조배터리(63개소), 즉석 사진기(14개소), 고급형 아이스크림·도넛 자판기(9개소)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곧 개장을 앞둔 중구 반월당역 포장정육 판매시설은 '종합생활플랫폼'으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시설이다.
공사는 역사 내 숨은 공간 발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호선 동촌역 유휴공간에 탁구장을 개설한 데 이어 지난달엔 2호선 수성구청역 내 버려진 공간에 60석 규모의 스터디카페를 개장했다.
오는 12월에는 2호선 용산역에 어린이·청소년이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체육시설(하이로프, 암벽 등반장)을 개장한다. 개장 후 2차 사업으로 청소년 놀이시설을 추가 유치해 용산역을 명실상부한 도심 속 지하 테마파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말에는 2호선 문양역 주차장에 무인주차시스템 도입과 함께 교통시설물을 재정비해 환승주차장 본연의 기능을 살리고, 주차 편의성 향상을 위한 개선 사업도 시행한다.
이 같은 변화는 역사 내 여유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은 2호선에서 두드러진다. 2호선은 29개 역 28만3천572㎡ 규모로, 1호선에는 2곳(중앙로·동대구)뿐인 1만㎡ 이상 규모 역사가 10개(문양·강창·계명대·성서산업단지·용산·죽전·반월당·청라언덕·경대병원·대공원)나 된다. 또, 지하 2층 역사가 대부분인 1호선과 달리 지하 3층 역사가 많아 숨어 있는 공간도 상대적으로 넓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공사는 앞으로도 역사 내 숨은 공간을 발굴하고 시민편의시설을 추가 조성할 예정이다. 문양역에 노년층 대상 판매시설을 추가하고, 대구은행역에는 스크린 파크골프, 당구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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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대구도시철도 2호선 수성구청역 대합실에서 문을 연 스터디카페 모습. 대구교통공사 제공. |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은 "1·2호선의 환승역인 반월당역은 공사에서 추진하는 '생활플랫폼 포트'의 첫 작품이다. 대합실 자판기에서 아이스크림·도넛·커피를 먹으면서 무인 프린트샵에서 출력물을 복사하고, 저녁거리(포장육)까지 사서 귀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매장개설과 편의시설 조성에 주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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