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대구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차이. 대구는 꾸준히 하락하며 1년 전보다 지수가 낮아졌고, 서울은 올 초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전년대비 지수가 올라 대조를 보인다. |
최근 시중은행들이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는 명목으로 가계대출 금리를 잇따라 인상하자, 대구 등 애꿎은 비수도권지역의 실수요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주담대)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 압박카드가 주택수요 진작책이 절실한 지방 부동산시장을 더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는 정부가 급증하는 가계대출의 상당액이 수도권 아파트 시장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으로 보고, 시중은행들에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에선 불과 보름 사이 4조원 이상 가계대출이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담대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시중은행들이 수요 억제를 명분으로 앞다퉈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한다. 주담대 금리는 0.3%포인트, 전세자금대출는 0.2%포인트 각각 올린다. 앞서 국민은행은 8월에만 두 차례, 지난달에도 두 차례 대출 금리를 상향한 바 있다.
이달 들어 두 차례나 주담대 금리를 올린 신한은행도 21일 또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의 경우, 22일부터 주담대 감면 금리를 0.6%포인트, 전세대출 감면 금리를 0.2%포인트 각각 축소한다. 감면 금리 축소는 금리가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시중은행의 이같은 도미노 금리 인상 행렬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시그널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정부는 급증하는 가계대출 총액이 부동산 시장에 대거 유입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결과적으론 미분양물량 해소를 위해 금리인하, 세제완화 등 수요 진작책이 필요한 대구 부동산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구는 주담대 금리 인상이 구체화된 7~8월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이 전국에서 가장 컸다. 8월 둘째 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주 전과 비교해 0.11% 더 떨어져 39주 연속 내림세다.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보다 0.32% 더 올랐다. 21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이번 서울 집값 상승폭은 5년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대구와 서울의 부동산 시장 온도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이자 비용 상승의 소비감소 효과에 대한 분석'을 보면 금리가 1% 포인트 상승시, 차주의 소비지출은 평균 0.46% 감소한다.
대구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실수요자 입장에선 금리 인상이 이자부담으로 이어져 주택매수 시기를 저울질할 수 밖에 없다"며 "대구는 실수요자를 움직일 수요 촉진책이 절실한데 거꾸로 금리 인상이 이어져 지방상황과 정부 기조가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윤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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