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9주년 특집] 지갑 없는 사회 "요즘 누가 카드 들고 다녀?" 카드 대신 ○○페이 쓴다

  • 이지영
  • |
  • 입력 2024-10-11  |  수정 2024-10-11 18:55  |  발행일 2024-10-11 제14면
[창간 79주년 특집] 지갑 없는 사회 요즘 누가 카드 들고 다녀? 카드 대신 ○○페이 쓴다각종 물품구매나 결제시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캐시리스 사회(Cashless Society)'가 도래했다. 2000년대 초반엔 신용카드, 체크카드가 '현금 없는 세상'의 시작을 알린 지 20여 년 만이다. 이젠 스마트폰을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카드의 위치까지 흔들리고 있다.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NHN페이코 등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의 월 결제액은 13조원에 이른다. 이 같은 변화는 지역사회에서도 두드러진다. 대구 지역화폐인 '대구로페이'는 지난 1월 발행 이후 첫날마다 완판 기록을 이어가는 등 인기상종가다.

편리성 추구 비현금 결제 일상화
상반기 모바일기기 결제 비중 52%
간편결제서비스 이용 48% 달해
페이 활용 月 결제액은 13조 육박



◆ 현금 없는 사회, 어디까지 왔나

최근 현금은 물론, 실물 카드도 없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비현금 결제 방식이 일상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국내 지급결제 동향'자료를 보면, 올상반기 지급카드(플라스틱 카드) 이용 규모는 일평균 3조4천억원이다. 1년 전(3조3천억원)보다 3.9% 증가했다. 이 중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결제액은 일평균 1조5천억원으로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절반 이상이 모바일을 통해 결제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간편결제'가 실물 카드 결제액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모바일 기기를 통한 결제액은 1년 전보다 10.8% 증가한 1조4천740억원으로, 전체 결제액의 50.5%를 차지했다. 모바일 결제 비중은 2019년 38.6%에서 2020년 44.1%, 2021년 47.1%, 2022년 48.4%로 증가세다. 지난해엔 그 비중이 50.5%에 이르렀다.

결제 수단별로 보면,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비밀번호·지문인식 등 간편인증 수단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 이용 비중이 48.5%에 달했다. 2019년에는 35.1%에 불과했다. 불과 4년 만에 50%에 육박할 정도로 확대된 것이다. 간편함과 편리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간편결제 금액도 빠르게 증가하는 모양새다.

'금융 비대면' 日평균 뱅킹 규모 88조
은행 ATM기 상반기만 660개 철수
모바일 충전 '대구로페이' 인기
가맹점 ↑ 소상공인 매출도 ↑

[창간 79주년 특집] 지갑 없는 사회 요즘 누가 카드 들고 다녀? 카드 대신 ○○페이 쓴다◆ 현금 없는 사회, 은행가에도 변화

현금 사용이 급격히 줄면서 은행가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현금을 입출금하던 은행 영업점내 CD·ATM 기기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 2만7천104개에 달하던 전국 CD·ATM 기기 수는 지난해 6월 말 2만841개로 23.1%나 감소했다. 연도별로 2018년 2천102개, 2019년 2천318개, 2020년 2천770개, 2021년 2천506개, 2022년 2천424개, 2023년 1천646개가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도 660개가 사라졌다. iM뱅크의 ATM 기기도 같은 기간 1천645개(2018년)→1천237개(2023년)로 24.8% 줄었다. ATM 10개 중 2개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이용 금액도 큰 폭으로 줄며 현금 인출 및 계좌이체 거래가 급감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CD(ATM 포함) 공동망'을 통한 계좌이체와 현금 인출 금액은 올해 1월 14조8천485억원으로 집계됐다. 2005년 2월(14조5천316억원) 이후 최저치다.

현금 사용이 줄면서 은행 영업점들도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적으로 1천3개의 은행점포가 문을 닫았다. 은행 폐쇄는 2020년 이후 급격히 빨라졌다. 2020~2022년까지 매년 200곳 이상이 문을 닫은 것. 대구에서도 6년 6개월 동안 은행점포 70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처럼 은행과 ATM기기의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은행에 직접 가지 않아도 대부분 금융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환경적 변화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일평균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이용 금액은 88조원을 돌파했다. 인터넷뱅킹의 일평균 이용 건수는 2천478만 건으로, 1년 전보다 12.8% 증가했다. 이용 금액은 88조4천억원에 달한다.

◆대구로페이, 지역 경제 견인

지역화폐 '대구로페이'에 대한 시민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대구로페이는 올해 2~10월까지 총 2천827억7천만원이 발행됐다. 충전 고객 수만 지난달(9월)까지 누적 91만7천110명에 이른다. 대구로페이는 모바일 앱 충전 방식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이용률이 높다. 이러한 인기 속에 발행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완판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달(10월)에도 당일 오전 6시 전에 모바일 잔액이 모두 소진되며 숱한 화제를 뿌렸다.

대구로페이는 대구 전역의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올초에는 네이버페이와 제휴를 맺어, 네이버페이 현장결제 수단으로도 등록됐다. 대구지역 내 대부분의 네이버페이 QR 결제처 및 삼성페이 결제처에서 대구로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

대구로페이는 사용처가 확대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적잖이 기여하고 있다. 대구로 가맹점이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어,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선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정민 대구시 경제정책관은 "대구로페이는 지역 내에서만 유통되는 만큼 골목상권 매출에 기여한 부분이 크다. 특히 대구로 앱에 충전하는 선불카드로 전환된 이후 대구로 가맹점이 부쩍 늘었다"며 "실제 소상공인들도 대구로페이가 활성화되면서 매출이 늘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지영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