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20일, 정부는 제1차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를 개최하고, '제1차 스포츠 진흥 기본 계획(2024~2028)'을 발표했다. 스포츠기본법 제8조에 따라 국민의 권리인 '스포츠권'을 신장하기 위해 학교·생활·엘리트·국제스포츠 및 스포츠산업 등 스포츠 전 분야를 총망라한 분야별 종합계획을 세운 것이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번 계획의 첫 번째 전략은 '스포츠로 국민 건강 및 지역 활력 제고'로 2028년까지 국민 스포츠 참여율을 70%까지 올리고, 국내 스포츠 시장의 규모를 105조원까지 높인다는 것이다.
국민의 70%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역별로 차별화된 생활체육 시설을 조성해 누구나 쉽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생애주기에 최적화된 스포츠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제공해 평생 스포츠를 장려하는 것이다. 최근 지역 역량 강화의 대표 주자가 된 '평생 학습'처럼 스포츠도 '평생 스포츠'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평생 스포츠'는 일생동안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전 생애를 건강하고 활력 있게 만들며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생활 스포츠에 중점을 둔다. 특히 지역마다 인구 감소의 문제를 떠안게 된 오늘날 '평생 스포츠'를 실현할 수 있는 인프라는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사람을 끌어들이는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경산시는 다양한 스포츠를 손쉽게 경험할 수 있고,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스포츠 인프라를 갖춘 스포츠 메카로 도약 중이다.
2010년에 개관한 경산국민체육센터
하루 800명 이용…시민 만족도 높아
새로운 국민체육센터도 들어설 예정
대학·체고 스포츠 인프라 적극 활용
국내외 엘리트 선수들 전지훈련지로
주변 도시 연계 교통망 구축도 한몫
◆평생 스포츠 거점 '경산국민체육센터'
경산시는 13개 대학을 갖춘 도시답게 스포츠 시설을 갖춘 학교가 많다. 대표적으로 영남대, 경일대, 경북체고 등 지역 내 학교 체육 시설이 있고, 농구·배구·핸드볼·배드민턴 등이 가능한 실내 체육관, 선수들의 훈련 장소로 활용되는 경산시민운동장 그 외에도 수영장, 축구장, 야구장, 테니스장, 럭비 구장 등 다양한 스포츠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평생 스포츠의 거점인 경산국민체육센터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누구나, 언제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 가능한 공공 체육시설 확충을 위해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활용한 '국민체육센터 건립, 개방형 다목적체육관 건립, 공공 체육시설 개·보수' 등의 생활 체육시설 확충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활 체육시설 확충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2010년 4월에 개관한 경산국민체육센터는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스포츠 시설이다.
7천722㎡의 부지에 사업비 65억원을 들여 지은 경산국민체육센터는 수영장, 헬스장, 스트레칭실, 휴게실, 사무실, 주차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수영장은 꾸준한 수질 관리와 태양열 온수시설 설치로 지역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시설이다. 2023년 1월에는 사업비 24억원을 투자해 노후한 보일러 및 배관 등을 교체해 수영장 수질 및 열효율을 증가했고, 천정 공사, 타일 교체, 탈의실 및 샤워실 수리를 통해 쾌적한 환경으로 업그레이드했다.
2004년 8월 기준 하루 이용자가 800명에 달할 만큼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2023년 11월에 개설된 아쿠아로빅 반은 매달 2대 1의 경쟁을 뚫어야 등록이 가능한 인기 강좌로 등극했다. 50~60대 여성들이 대부분으로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게 인기의 비결이다. 경산국민체육센터는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 나은 체육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체계적인 보수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예산을 늘려 아쿠아로빅 강좌도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전지 훈련지로 주목받는 경산
잘 갖춰진 스포츠 인프라는 지역민의 활용에만 그치지 않는다. 경산이 스포츠 도시로서 주목받는 이유 중 또 하나는 경산이 갖춘 스포츠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타 지역에서 많은 이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특히 엘리트 선수들이 전지훈련 장소로 경산을 선택한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 7월부터 8월26일까지 경산시 곳곳에서 해외 선수들이 체력을 단련하고, 노력의 구슬땀을 흘렸다. 이번 여름 경산을 찾은 팀은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의 대표팀으로 유도, 레슬링, 펜싱, 태권도, 클라이밍 등 5개 종목 110여 명의 선수가 9월에 개최된 '2024 인도네시아 전국체전'을 대비한 훈련 장소로 경산을 택했다. 이들은 2011년부터 매년 경산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데, 경산에는 대학이 많아 다양한 선수들과 훈련을 할 수 있고, 주변 대도시와 연계한 교통망이 잘 정비된 것이 경산을 찾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경산시 또한 이슬람교도인 선수들을 위해 돼지고기를 빼는 등 식단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노력으로 해외 선수들과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전지훈련 최적의 도시인 경산은 해외 선수들뿐만 아니라 국내 선수들도 많이 찾는다. 최근 9월에서 10월까지 경산으로 전지훈련을 온 국내 선수팀은 제주시청, 서귀포시청, 제주 남녕고등학교 육상부·씨름부, 원주시청, 경주시청 육상팀, 속초시청 육상팀, 태안군청 씨름부 등으로 다양한 팀들이 경산의 스포츠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또 하나의 국민체육센터 탄생
안으로는 시민을 위한 평생 스포츠를 밖으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지훈련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 경산시가 최근 더욱 주목받게 될 특별한 소식이 있다. '2025년 생활 체육시설 확충지원' 공모사업에서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로 선정돼 국비 30억원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는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하는 것으로 앞서 말한 경산국민체육센터에 이어 두 번째 선정이다.
새로운 국민체육센터가 들어설 장소는 경산묘목단지특구 내 위치한 하양초등학교 화성분교로 1934년 개교한 후 학령인구 감소와 학교 통폐합으로 인해 2022년에 폐교된 시설이다. 경산시는 화성분교의 폐교 이후 학교 부지를 활용해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로 하고, 국가 책임 교육·돌봄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교육부의 '학교 복합시설 활성화 사업' 공모를 진행했다. '학교시설 공모사업'은 학교의 유휴 부지에 지역민과 학생이 함께 이용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교육부 공모사업인데, 경북도교육청과 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2023년 학교 복합시설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되면서 국비 96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2025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까지 선정되는 겹경사를 통해 총사업비 275억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화성분교 부지에 지을 국민체육센터에는 일반 풀과 유아 풀 수영장이 들어설 예정으로 수영 시설 부족으로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초등학생의 생존 수영 수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전 연령에 아우르는 '평생 스포츠'의 바탕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지역 소멸의 위기 속에서 도시의 활력과 자생력을 좌우하게 될 '스포츠 경쟁력!', 경산이 '살고 싶은 스포츠 도시, 찾고 싶은 스포츠 도시'를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글=박성미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박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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