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용 <예술학 박사, 성균관대 겸임교수, 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장> |
아트페어의 시대다. 한국화랑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개최 아트페어의 수는 약 100개라고 한다. 5년 전인 2019년 발표 자료를 찾아보니 당시에는 48개의 아트페어가 개최됐다.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니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듯 싶다.
아트페어 수가 두 배 이상으로 성장하는 동안 우리의 작품 구입 및 수집과 관련된 경험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젊은 콜렉터들의 등장을 큰 변화로 꼽는다. 미술시장이 젊어졌다는 얘기, 모두가 알고 있는 블루칩 작가뿐만 아니라 신진작가들과 새로운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하며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에서 벗어나 본인의 취향과 선호에 따라 작품을 고르는 새로운 고객들의 등장을 반가워했다.
작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아트페어에 방문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수가 늘었다. 프리즈 아트페어라는 국제적 메가이벤트가 등장하면서 아트페어는 미술을 사고파는 플랫폼에서 미술을 매개로 하는 이벤트들로 구성된 하나의 축제이자 파티로 진화하고 있으며 젊은 세대들은 이 변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새로운 고객들의 수요를 반영하듯이 다양한 컨셉트를 가진 새로운 아트페어들 역시 많은 주목을받았다. 신진갤러리와 작가들을 소개하는 더프리뷰 아트페어, 어반, 스트릿 아트를 기반으로 장르적 확장을 시도하는 어반브레이크, 디자인 페어와 접목한 디파인 서울 등은 최근 시작한 신생페어들이지만 꼭 방문해야 하는 페어들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주 대구에는 디아프 플러스(Diaf PLUS)가 첫선을 보였다. 디아프는 키아프(KIAF), 아트부산과 더불어 국내를 대표하는 페어다. 대표성을 가지는 메이저 화랑들이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디아프와는 다르게 디아프 플러스는 청년, 신진작가를 소개하는 '작가 집중형' 페어로 기획되었고 이들을 소개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작품을 처음 구매하는 콜렉터들을 위한 이벤트가 더해져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미술시장 규모 1조 돌파 기사로 떠들썩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전문가들과 종사자들은 한국 미술시장이 조정국면을 맞고 있으며 당분간은 이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은 양적 팽창이 아니라 내실을 다지고 질적 상승을 도모해야 한다고도 한다.
이 시기 가장 어려움을 직면하는 사람들은 아직 시장에서 인지도를 얻지 못한 작가와 갤러리들이다. 새롭게 시장에 등장한 콜렉터와 애호가들 역시 다양한 취향을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디아프 플러스가 신진작가들을 소개하는 새로운 창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그 과정에서 디아프 플러스만의 색으로 대구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아트페어가 되어주기를 기대해본다.
권은용 <예술학 박사, 성균관대 겸임교수, 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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