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의 직터뷰] 대구어린이세상 최주환 관장

  • 김수영,이지용
  • |
  • 입력 2025-04-16  |  수정 2025-04-16 08:59  |  발행일 2025-04-16 제25면
"마음껏 꿈 펼치는 어린이세상…전국최고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고파"
[논설위원의 직터뷰] 대구어린이세상 최주환 관장
최주환 대구어린이세상 관장은 "어린이들이 주인공이 돼 꿈과 희망을 마음껏 펼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구어린이세상 최주환 관장의 이름 앞에 붙는 직함은 다양하다. 공연 연출가, 축제 기획자, 문화 행정가 등으로 잘 알려졌지만, 연극 배우이기도 하다. 특히 컬러풀 대구페스티벌 예술감독, 대구시민주간 총감독, 세계가스총회 전야제 겸 유네스코 대구뮤직위크 총감독, 전국 평생학습축제 개·폐막식 연출, 한·중·일 동아시아 문화도시 대구 폐막식 연출 등을 하면서 대구의 대표적인 축제기획자로 손꼽힌다. 최 관장이 지난해 10월부터 어린이세상의 수장을 맡아 대구경북의 유일한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3년 6월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한 어린이세상의 본부장으로 실무를 다져온 만큼 더 믿음이 간다.

교육·행사·전시·공연 사업…가족과 함께 다양한 문화체험
올해 해외 초청작품 무대에…명작동화 뮤지컬 등도 선보여
연극계서 쌓은 노하우 '문화행정가로 영역 확장'에 큰 도움

▶연극배우로 출발했지만 그동안의 이력이 다양하다.

"영남대를 다니면서 연극 활동을 시작해 배우로서 활동하다가 자연스럽게 연출도 맡았다.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연극을 전공해 꽤 오랫동안 연극에 푹 빠져 살았다. 2002년 극단 마카를 창단하고 이어 극단 초이스 시어터의 대표를 맡았다. 대구연극제 남자연기상과 연출상 등도 받았다. 연극 연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뮤지컬, 오페라, 무용 연출자로 활동을 확장했다.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으로도 5년간 활동했다. 이 이력이 결국 축제 기획으로 이어졌다. 2년간 컬러풀 대구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퍼레이드 형식의 축제를 만드는 등 특화된 축제 기획에 힘을 쏟았다. 축제 기획이 재미있고 성취감도 컸다."

▶문화행정가로서도 활약이 크다.

"문화행정과 관련해 바닥부터 경험을 쌓아왔다. 2003년 대덕문화전당 기획실장, 운영국장, 예술감독을 했던 것이 문화행정가로서 활동 무대를 넓히는 데 터닝포인트가 됐다. 배우, 연출가 등으로 예술 현장에서 뛰었던 경험이 문화행정가로 활동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그동안 다양한 현장에서 익힌 것을 마음껏 펼쳐서 대구어린이세상을 전국 최고의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복합문화공간의 특성을 살리려면 다양한 사업을 펼쳐야 할 텐데.

"대구어린이세상은 크게 교육·행사·전시·공연 4개 분야의 사업을 한다. 올해는 가족 참여형 교육인 '마인즈 온(Minds-On)'을 비롯해 기획행사 12회, 기획전시 3회, 기획공연 9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이 교육적이면서도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재개관한 어린이세상이 외관은 물론 프로그램까지 확 바뀐 것 같다.

"어린이세상은 1983년 개관한 대구어린이회관을 리모델링한 후 재개관하면서 바꾼 극장 이름이다. 어린이회관은 어린이 전용 극장인 꾀꼬리극장이 잘 알려져 있다. 꾀꼬리극장 개관 당시만 해도 어린이 전용 공연장으로 많은 행사를 했다. 하지만, 대구에 새로운 공연장이 많이 들어서고 꾀꼬리극장이 노후화하면서 어린이 전용 극장이라는 정체성마저 흐려졌다. 리모델링을 하고 어린이세상이라고 이름을 바꾼 이유다. 어린이세상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어린이들이 주인공이 돼 꿈과 희망을 마음껏 펼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려 한다. 어린이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창의력과 상상이 넘치는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마련했다."

[논설위원의 직터뷰] 대구어린이세상 최주환 관장
▶'특히 올해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재개관한 2023년은 조직 체계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어린이세상은 꾀꼬리극장과 문화체험시설인 꿈누리관으로 이뤄졌다. 지난해는 꿈누리관의 체험시설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했다. 올해가 어린이세상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원년이라 생각한다. 직원들과 힘을 합쳐 어린이세상만의 특화된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연간 프로그램을 보니 공연이 많다.

"어린이세상에는 꾀꼬리극장이라는 어린이 맞춤형 공연장이 있다. 나는 연극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자연스럽게 공연이 강화됐다. 수준 높은 어린이공연을 초청해 보여주고, 나아가 자체 제작한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눈길을 끄는 작품이 꽤 있다.

"올해 해외 초청작으로 '아스테지(국제 아동청소년 연극협회) 국제 여름 축제' 공연작인 캐나다 작품 '글로브(Glob)'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커스와 연극을 접목한 작품이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도 볼 만한 수작이다. 어린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는 우주를 배경으로 해 매끄러운 움직임과 시적인 감성이 가득한 작품이다. 초청공연으로 대구시립국악단의 '사랑방 음악회'도 가진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을 그림자 쇼를 통해 소개하는 '공룡 애니멀 쇼', 영주시와 〈사〉한국예총영주지회가 제작한 지역대표 문화 콘텐츠 '댄동어미 화전가' 등도 무대에 올린다."

▶어린이세상 자체 공연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올해는 예산 등의 이유로 100% 자체 제작 공연은 힘들어 공동기획공연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우리나라 전래 동화와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명작 동화를 뮤지컬로 제작한 작품이다. 9월 명작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 10월 전래 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공연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어린이세상이 만든 자체 공연을 제작하려고 한다. 창작진 섭외, 배우 오디션, 연습 등 모든 과정에 참여해 전문적인 기획력을 보여주는 게 목표다."

▶음악 경연대회도 확대했다.

"음악 경연대회는 아이들의 음악적 재능과 감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행사다. 기존 동요경연대회로 진행했는데 올해부터는 동요 대회에다 피아노 대회를 추가했다. 음악을 사랑하고 재능이 있는 아이들에게 무대 경험을 쌓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상팀에게는 오케스트라와 협연 기회도 줄 수 있도록 사업을 다듬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최 관장을 연극인으로 본다. 연극에 미련은 없나.

"연극을 보면 설레는 마음은 여전하다. 배우로서, 연출가로서 많은 작품을 해서 미련이 없을 것 같은데도 연극이 가지는 매력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래도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후배들에게 연극인 선배로서 모범을 보여주고 싶다. 연극은 음악, 연기 등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이다. 연극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개척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많다. 후배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고 늘 배우는 자세를 가진다면 그 문은 활짝 열려 있다."

글=김수영 논설위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김수영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이지용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