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CEO아카데미] 김인현 교수 “사고의 전환으로 위기 극복”](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4/news-p.v1.20250416.6a42e07d622e498094204c28e8344ac9_P1.jpg)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지난 15일 대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선장 교수가 체험한 바다 이야기'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지난 15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선장 교수가 체험한 바다 이야기'를 주제로 열띤 강연을 펼쳤다.
경북 영덕 출신인 김 교수는 태어나면서부터 바다에서 생활한 체험들과 선장 면허를 취득하고 상선에서 근무했던 에피소드 등을 CEO아카데미 회원들에게 들려줬다.
그는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나와 선장까지 됐고, 고려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47살 때 다시 고대 법대 학사 과정을 공부했다. 그리고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에서 법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 다음에 해법학회장을 하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로 있다"면서 “선주의 아들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에 조부님이 고베 오사카 유역에서 운수업을 했다. 1945년 8월 해방됐을 때 영덕 축산항으로 오셨다. 어릴 때 어선 선원들이 형과 저에게 시운전하는데 나가보자고 해서 나갔는데, 배 요동이 심하니까 선장실에 머물렀는데 그게 계기가 돼 한국해양대를 갔다"며 어릴 적부터 배와 함께 살아온 인생에 대해서 말했다.
이어 “초등학교 1학년 때 배가 축산항을 들어오다가 좌초 사고가 나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이 사고는 저에게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다. 사실 집안 일으키려고 해양대를 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버지가 생각의 전환으로 위기를 극복했던 이야기도 전했다. 김 교수는 “어선이 나가서 고기를 잡아 올 때는 1박2일씩 다녀온다. 선주가 돈이 있으면 좋지만, 고기가 안 잡히기 시작하면 선주가 돈을 빌려서 기름도 넣고 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빌린 돈이 많다 보면 보통 야반도주를 하곤 했다. 우리 아버지도 빚이 많아지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배에 페인트 칠하는 일을 했다. 페인트 칠을 하면 배가 오래 견딜 수 있다. 지금 같으면 사장하다가 페인트 칠하는 직업을 택하는 것인데,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런 아버지의 사고의 전환을 보면서 무슨 일이 있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제가 배 사고가 났을 때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선장의 리더십에 대해 “한국 남성의 3대 로망이 대통령, 마에스트로, 캡틴이라고 한다. 왜 3대 로망에 들어가느냐고 생각해보니 선장은 리더십인 것 같다. 위기 때 위기를 잘 돌파해 가는 결단력, 그리고 자기를 희생하는 그런 이미지가 우리 국민들에게도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항상 물이 새는 배 위에 있는 것처럼 나를 다스려라'라는 말을 후손들에게 남겼다"면서 리더십을 설명했다.
그는 세월호 선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선장은 배에서 가장 마지막에 내려온다"면서 “선장은 배에서 가장 빨리 타고 가장 늦게 내리며 배에 가장 오래 머문다. 그래서 지난번 세월호 때는 아주 잘못된 것이다. 그 분은 정통으로 학교 공부를 안 하신 분이다.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아서 그렇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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