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분쟁 달라졌다”…확전 위험 키우는 신무기와 전술

  •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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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0 14:53  |  발행일 2025-05-10
美·中·G7 중재 나섰지만 갈등 수위↑…전장은 넓어지고 ‘출구’는 좁아졌다
“인도·파키스탄 분쟁 달라졌다”…확전 위험 키우는 신무기와 전술

파키스탄의 드론 공격으로 파손된 인도 잠무 지역의 주택들. AP 연합뉴스 제공

인도와 파키스탄이 또다시 충돌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분쟁은 예전과는 다르다. 무기, 전술, 전장 범위 모두 달라졌고 그만큼 확전 가능성도 커졌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인도·파키스탄 분쟁이 과거 50년과 비교해 '질적으로 달라진 위험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핵무기를 보유한 양국이 첨단 수입 무기를 앞세워 상호 무력 시위를 강화하면서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돌이킬 수 없는 확전' 위험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것이다.

이번 분쟁은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파할감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사망 26명)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인도는 파키스탄을 배후로 지목하고 이달 7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펀자브주 등 9곳에 '신두르 작전' 명목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파키스탄은 10일 '분니얀 울 마르수스(부서지지 않는 벽)' 군사작전을 발표하며 보복에 나섰다.

이번 충돌의 특징은 첨단 무기의 전면 등장이다. 인도는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이스라엘제 하롭 자폭 드론,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을 배치했고 파키스탄은 중국산 J-10C 전투기에 PL-15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해 맞섰다. 특히 드론 등 비대칭 무기 체계의 운용이 공격 시점과 우위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전장의 범위도 예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까지만 해도 양국은 카슈미르 일대에 국한된 충돌을 벌였지만 이번엔 인도가 파키스탄의 핵심 경제·정치 중심지인 펀자브주 심부까지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는 인도가 '확전 우위(escalation dominance)'를 시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파키스탄은 자국 내 여론을 달래는 동시에 인도의 추가 공격을 자극하지 않을 대응 방식을 모색해야 하는 외교·군사적 딜레마에 직면했다.

양국이 모두 '출구 없는 확전' 구조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인도의 안보전문가 스리나스 라하반 교수는 “지금은 양측 모두 결의를 보이며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대에게 퇴로를 내주지 않으면 충돌은 더 위험해진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긴장 고조가 이어지자 국제사회도 즉각 중재에 나섰다. 미국은 지난 8일 루비오 국무장관이 파키스탄 육군총장과 통화하고 양국 간 긴장완화를 위한 건설적 대화 개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G7 외교장관들도 공동 성명을 통해 “양측 모두 최대한의 자제력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역시 공식 성명을 통해 “사태 악화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냉정과 자제를 통해 평화적 해결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파키스탄의 최대 무기 공급국이자 전략적 파트너로 이번 분쟁에서 '조용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인도와는 국경 분쟁을 반복해 온 갈등 구조 속에 있어 양측 모두를 중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핵무기를 보유한 양국의 전면 충돌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단순한 국지전이 아니라 글로벌 안보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카길 전쟁(1999년) 당시와 유사한 핵 위기 시나리오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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