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완 칼럼] 6·3 대선 관전 포인트

  • 박규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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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2  |  수정 2025-05-22 07:51  |  발행일 2025-05-22 제22면
경기도지사 필패론 깨질 듯

'충청권 우세 필승'은 유효

이재명 우클릭…영토 확장

김문수 극우 단절 미적대

대구경북 철옹성 균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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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 징크스=징크스는 선거의 흥미를 돋우는 묘한 자력(磁力)이다. 징크스 없는 선거는 없다. '대선은 경기도지사의 무덤'이란 말은 꽤 오래 대선판을 지배해 온 징크스다. 1997년 15대 대선 때 경기도지사 이인제의 출마가 시작점이다. 이인제 실패 후에도 경기도지사 출신의 대권 도전이 이어졌다. 손학규·김문수·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는 모두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고, 이재명 후보는 본선에서 패했다. 이번 21대 대선엔 지지율 1·2위 후보가 경기도지사 출신인 만큼 필패 징크스가 깨질 공산이 크다.

'안경 쓴 후보 패배론'은 2017년 문재인 후보 당선으로 무력화됐다. 20대 대선에서 정치 초짜 윤석열은 '서울법대 불가론' '정치신인 필패' '정권교체 10년 주기설' 징크스를 한꺼번에 깨뜨렸다. 경선 또는 본선에서 좌절한 이회창 전 총리,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총리,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다 서울법대 동문이다.

'충청권 우세 후보 필승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 대선서도 증명됐다. '충청의 아들'이란 슬로건이 먹혀든 걸까. 윤석열 후보는 충청권에서 이재명 후보보다 14만7천여표를 더 얻어 승기를 잡았다. 25만표 차의 박빙 구도에서 알토란같은 득표였다. 충청 유권자의 캐스팅 보터 역할, 이번 대선도 어김없을까.

# 중도 확장성=조조가 말했던가. "중원을 얻는 자 천하를 지배한다"고. 대선은 중도층 표심 쟁탈전이다. 역대 대선이 예외 없이 중도 표심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의 '경제 민주화' 공약은 중원 공략의 정곡을 찔렀다. 정책 좌클릭으로 1987년 헌정체제 후 첫 51.6%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는 확연한 우클릭 행보다. "나는 좌파·우파 아닌 양파" "부동산 공급을 늘리겠다" "민주당은 중도". 노골적 중도 표방으로 우군의 영토를 넓혀간다. 김상욱·허은아·김용남 등 보수 정치인들이 합류하고, '박근혜 서포터즈' '홍사모'가 이재명 지지를 선언했다. '먹사니즘' 같은 실용주의도 중도 표심에 부합한다.

김문수 후보 캠프는 중도 포획에 외려 엇박자를 낸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은 방식이 나빴고 타이밍을 놓쳤다. 극우와의 절연도 미적댄다. 기껏 오르내리는 이름이 광주 민주화운동 진압을 주도한 정호용, 윤석열 40년지기 석동현, '윤버지' '계몽령' 발언 김계리라니. 김 후보는 "광장 세력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도층 포기하고 지지세력만 결집하겠다? 그러고도 외연 확장을 기대했다면 꿈이 야무진 거다. 반(反)이재명 빅텐트도 가물가물해졌다. 김문수표(標) 정책 좌클릭은 보이지 않는다. "규제 혁파"는 지당히 옳은 얘기지만 낡은 레코드다. 차라리 '기초연금 50만원' 같은 파격이 더 소구력 있지 않을까.

# 영남권 표심='보수 텃밭'의 기류가 심상찮다. 대구경북 대선 후보 지지율은 이재명 34%, 김문수 48%, 부산울산경남은 이재명 41%, 김문수 39%였다(한국갤럽).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 강세가 더 두드러졌다. 부산울산경남에서 "디비졌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대구경북 철옹성엔 균열이 생기는 형국이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는 대구 75.1%, 경북 72.8%의 득표를 획득했다.

국민의힘은 좀처럼 반전 카드를 내밀지 못한다. 전략적 빈곤 때문일까.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해서일까. 고작 제안한 게 후보 배우자 토론이다. 왜 보수 개혁 같은 미래 비전은 제시할 엄두를 못 내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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