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병 대해부 해보니…

  • 입력 2007-11-30   |  발행일 2007-11-30 제34면   |  수정 2007-11-30
소주를 세는 단위는 '병' 이 아니라(?) 이다

한병 나오는데 3일 걸려

# 소주제원은= 2홉들이 소주 빈병 무게 290g, 높이 21.5㎝, 병 주둥이 지름 2㎝. 공병 한 병 가격 128원. 2홉들이 한 병 공장 출고가는 참소주의 경우 830원. 이중 50%는 주세와 교육세. 출고된 소주는 지역 52군데(연쇄점 포함) 1차 거래선으로 간다. 대형마트 등에선 최저 880원, 소매점에선 1천원, 업소에선 3천원선에 팔린다. 소주 용량은 크게 5종(360㎖, 640㎖, 1.8ℓ, 200㎖ 종이 팩, 200㎖ 패트병)이 있다. 소주잔 용량은 50㎖, 한 병에 평균 7잔이 나온다. 한병이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일, 하지만 자동화 라인 때문에 제작라인에선 사람을 볼 수 없다. 공장에서 소매점에 깔리는데 평균 15~30일 소요. 병을 세는 단위는 병이 아니라 '본'이다. 한 상자에 30본이 들어간다.

특정 첨가물 2g 이상 못 넣어

# 첨가물은= 소주엔 어떤 첨가물이라도 넣을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소주 제조는 국세청의 제재를 받는다. 흔히 식약청이 간여할 것 같은 데 아니다. 주세법에 의해 법정 첨가물만 넣도록 돼 있다. 현재 참소주의 경우 스테비오사이드, 올리고당, 자일리톨, 구연산류, 아미노산계, 발린, 이스로이신, 로이신, 식염 등 10가지가 들어간다. 인삼 성분은 넣고 싶어도 다른 성격의 술로 분류되기 때문에 넣지 못한다. 첨가물의 투입양도 제한을 받는다. 2g 이상이면 소주란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고 기타주로 주종이 바뀐다. 현재 참소주의 맛을 결정하는 주요 첨가제는 스테비아란 식물에서 추출된 스테비오사이드로, 0.02g 들어간다. 참소주 제조용 원수는 달성군 가창면 대림생수. 주정 재료는 쌀보리 85%, 고구마의 일종인 타피오카 15%.

품질관리는 식약청이 아니라 국세청

# 소주 품질 관리는= 6개월여간 테이스팅 기간을 거치면 신제품이 본격 출시된다. 전격 출시되기 전 관계자들의 피를 말리는 법정 절차가 있다. 국세청 산하 기술연구소로 소주의 모든 정보가 담긴 신제품 기술검토서를 보낸다. 이때 소주 첨가물을 모두 공개해야 된다. 허락이 나면 2차 주질 감정에 들어간다. 두 과정을 통과해야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환절기에 출시해야 많이 팔린다?

# 소주 출시 D데이는= 아무 때나 해도 괜찮은 걸까? 소주업계는 환절기를 잘 이용한다. 동절기에서 봄, 하절기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를 노린다. 한여름·추운 겨울은 적기가 아니라고 본다. 19.7도짜리 참소주 리뉴얼은 지난 2월 하순에 출시됐다.

병은 국내 소주업체서 공유

# 빈병은 자체에서 생산되는가= 아니다. 일반인들은 업체마다 빈병을 만들어 사용하는 줄로 아는 데 아니다. 빈병은 국내 10대 소주업체가 공유한다. 현재 국내 주류업계는 환경보호와 자원재활용 차원에서 판매된 제품의 빈병을 수거, 세척한 후 재활용하는 '공병보증금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참소주 소주병에 진로 상표가 부착돼 팔리기도 한다.

소주도 연속 증류를 통해 발효

# 소주도 발효주이다= 그렇다. 연속 증류를 통해 주정을 95도까지 올렸다가 물 등으로 희석해 낮은 도수로 만든다. 과실주와 맥주, 청주 등은 법적으로 25도 이하로 도수를 제한하고 있지만 소주는 제한이 없다. 이유는 뭘까? 일부 악덕업자가 과실주 등의 도수를 높이기 위해 불순물을 첨가시키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다. 소주 제조의 어려움은 '브렌딩(배합)'에 있다. 소주는 무색·무취·드라이 해야 된다. 각기 다른 양의 첨가물을 이리저리 조합해 최고의 맛을 내는 게 성공의 관건. 현재 타 제사 소주를 성분 분석하면 첨가제가 뭔지 훤히 알 수 있다.

일본 수출용은 설탕성분 많이 들어가

# 수출용은 내수용과 맛이 다르다= 그렇다. 내수용과 수출용의 성분이 각기 다르다. 각국 주세법의 규정에 따라 첨가제 종류와 투입량을 달리 조정한다. 그래서 맛이 서로 다른 것이다. 현재 참소주는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 등 세계 10개국에 수출하는데, 일본은 설탕 성분을 강조하고, 미국 소주엔 스테비오사이드를 넣지 않는다.

소주는 유통기한이 없다

# 유통기한= 소주는 사실 유통기한이 없다. 맥주는 6개월 내. 오래둬도 괜찮다지만 소주는 3년내로 마셔주는 게 좋단다. 참고로 세균은 알코올 25도 이상에선 살 수가 없다.

대구는 '참소주' 서울은 '프레시'

# 각 시·도의 대표급 소주= 대구·경북은 금복주의 '참소주', 서울·경기는 진로 '프레시', 부산은 대선의 '시원', 경남은 무학 '화이트', 대전·충남은 선양 '맑은 린', 충북은 충북 소주의 '시원한 청풍', 전남은 보해 '잎새주', 전북은 하이트 주조의 '하이트', 강원도는 두산 '처음처럼', 제주도는 한라산 소주의 '한라산'이 대표격.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