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서비스, 셀프산업이 젊은 층과 알뜰족에 어필하면서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대구에는 촬영공간만 제공해 이용자가 직접 촬영하도록 하는 셀프스튜디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 시지동 큐브스튜디오에서 한 커플이 자신의 카메라에 추억을 담고 있다. |
수성구 지산동 아이숲 스튜디오에서 돌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엄마와 아기의 모습. |
‘산은 산, 물은 셀프.’
식당에서 손님이 자동정수기의 물을 직접 따라마시는 건 이제 고전적 셀프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경기침체로 고용이 줄면서 다양하고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자동화기계가 점차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 커피와 음료수 자판기, 셀프세차를 필두로 수년 전부터 셀프동전노래방, 셀프무인빨래방, 셀프주유소가 생기는 등 셀프산업이 진화하고 있다.
셀프산업은 원하는 물건을 손수 제작하거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다. 좁은 의미에선 DIY(Do It Yourself)제품같이 생활가구를 직접 조립·제작하는 행위부터 셀프주유소와 같이 고객이 직접 일정 활동을 떠맡음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셀프서비스 형태를 포함한다.
1인가구 증가와 경기침체 영향
독특한 콘셉트의 자동화기계
잇따라 등장하며
셀프산업도 여러 업종 확산
셀프주유소는 주유 매뉴얼에 따라 운전자가 직접 자신의 차에 주유를 하게 함으로써 ‘귀차니즘’에 대한 일말의 금전적 보상을 고객에게 되돌려주고 있다. 대구지역 셀프주유소는 올 4월 기준 64개로, 전체 430개 중 14.8%를 차지하고 있다. 2008년부터 대구에 등장한 셀프주유소는 고유가 추세에 영향을 받아 지난해에만 31개가 생겨났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촬영기술이 간단하고 편리해짐에 따라 셀프스튜디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셀프스튜디오는 카메라를 비롯해 인공조명과 각종 소품을 구비한 촬영공간을 고객에게 대여해줌으로써 고객이 직접 재능과 개성을 살린 가족·베이비·커플·광고용 제품사진 등을 찍을 수 있다. 전문스튜디오에 비해 가격이 절반 정도다.
24시간 무인셀프빨래방은 대학가 원룸촌을 중심으로 성업 중이다. 카펫이나 대형이불 등을 세탁할 수 있는 대형세탁기와 건조기를 구비해 남성독신 가정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셀프동전노래방은 대구발 노래방산업이다. 음습한 지하노래방 대신 동전을 넣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오픈형으로 노래방을 탈바꿈시켰다.
3년 전 대구에 등장한 셀프피부관리실도 대구에서 세 곳이 성업 중이다. 각종 화장품과 안마기, 얼굴피부관리기 등 미용기구를 구비해 손님이 스스로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문피부관리실에 비해 요금이 3분의 1 수준이다.
대형마트의 셀프계산대는 직원 대신 손님이 직접 바코드를 읽혀 결제를 하는 것으로, 현재 홈플러스 칠성점 등 대구지역 5개 지점에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대형마트의 경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셀프계산대가 오히려 고비용 저효율을 초래한다고 해 셀프계산대 도입을 하지 않고 있다.
먹고 싶은 안주를 가져와 원하는 맥주를 골라 마실 수 있는 셀프형 맥주전문점도 늘어나고 있다. 대구 토종브랜드 맥주터널의 경우 1년 사이에 10개 넘는 체인점을 개장했다.
셀프산업, 셀프서비스 확대는 스마트세대의 확산과 SNS 등 퍼스널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증가와도 관련이 깊다. 이는 개인성을 중시하는 신세대층과 알뜰족에게 어필한다.
이번호 위클리포유는 셀프세차장, 셀프동전노래방, 24시간 셀프무인빨래방, 셀프주유소 등 자판기사업을 취재했다. 또 대구 수성구청에서 지원하는 1인 창조기업과 설계·시공에서부터 인테리어디자인까지 원스톱으로 집을 짓는 한 솔로건축가를 소개한다.
글·사진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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