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냉장고서 직접 고르시고 안주는 사오든가 배달시켜 드세요”

  • 글·사진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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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5-10   |  발행일 2013-05-10 제34면   |  수정 2013-05-10
‘불친절’의 역설 셀프서비스업이 뜬다

셀프서비스는 손님이 일정 부문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업주로부터 절감되는 비용을 되돌려 받는 형태다. 슈퍼마켓에서 손님이 물건을 고른 다음 운반해 돈을 지불하거나 식당에서 물을 떠다 먹는 것도 일종의 셀프서비스다.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서 먼저 시작한 셀프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한편 자판기사업도 인건비 절감의

수단으로 점차 대형화, 다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자판기는 동전이나 지폐를 넣고 원하는 물품을 선택하면 나오는 자동판매기를 일컫는다. 최초의 상업용 자판기는 18세기 영국에서 등장한 담배자판기로, 이후 미국 등지서 껌이나 음료수를 판매하는 자판기가 생겨났다.

한국에선 콘돔(1973년), 커피(1977년)자판기를 필두로 음료수, 담배, 생리대, 라면, 책, 게임 등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됐다. 자판기산업은 일종의 셀프산업으로 대량생산과 소비와 관련이 깊다.

◇ 셀프스튜디오

공간·의상 등만 제공
손님이 직접 찍어야
전문점 요금의 절반…
돌사진·커플사진 외
쇼핑몰용 제품 촬영도

◇ 셀프맥주점

주방 없애 가격 거품 빼
세계맥주 종류별로
절반 값에 즐길 수 있어

◇ 셀프빨래방

24시간 무인 점포로
손님이 알아서 세탁해
주인은 2일마다 들러
세제 채우고 지폐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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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셀프맥주전문점 ‘맥주터널’을 찾은 고객이 자신이 마시고 싶은 맥주를 고르고 있다.

◆셀프맥주전문점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시지광장에 위치한 ‘맥주터널’은 지난해 4월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 첫 오픈을 시작으로 대구에서 13번째로 개장한 비어셀프(Beerself)체인점이다.

맥주터널은 손님이 2천200∼9천900원 사이 100여종의 세계맥주를 골라서 마실 수 있는 호프가게다. 10개가 넘는 냉장고에는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수입맥주와 국산맥주가 가격대에 따라 나란히 진열돼 있다. 컵도 맥주 종류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손님은 원하는 맥주를 선택한 다음 얼음이 담긴 양철바스켓에 맥주를 넣어 테이블로 들고 와 마시면 된다. 팝콘은 무료이고, 비스킷과 스낵류는 실비다.

메뉴판에 있는 냉동소시지, 땅콩류 등 안주를 시켜도 되지만 대부분의 손님은 통닭과 같은 안주를 직접 사서 들고 온다. 안주를 데울 수 있는 전자레인지도 구비하고 있다. 물론 고객이 직접 데워 먹어야 한다. 이곳에선 안주배달을 시킬 수 있다. 손님이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면 주인이 전화로 배달을 시켜주기도 한다. 단 주류반입은 금지다.

조리사와 같은 주방인력을 줄였기 때문에 홀에서 판매하는 맥주가격은 일반가게의 절반 수준이다. 점주 1명과 아르바이트 직원 1명이면 충분히 운영이 가능한 1인 소점포라 할 수 있다. 맥주터널을 고안한 정진우 JYF&B 대표(36)는 “안주와 맥주에서 가격거품을 뺐다. 싱가포르 등지에선 비어셀프가 대세다. 맥주터널은 맥주전문점 와바의 맥주바켓에 대항해 대구에서 출발한 토종 브랜드인데, 내년부터는 대구지역 15개 체인점이 돌아가면서 비어축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게의 위치에 따라 수입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오후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직장인 연민경씨(25)는 “커피와 같이 여러 가지 수입맥주를 골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 친구의 권유로 처음 왔는데 간섭받기 싫어하는 신세대 취향에 맞는 것 같다. 음식을 사들고 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아버지 또래 어르신이 선호할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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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수성구 달구벌대로에 있는 한 셀프세차장을 찾은 여성이 직접 주유를 하고 있다.

◆셀프베이비스튜디오

최성호 아이숲 대표(30)는 대학에서 컴퓨터 웹디자인을 전공했다. 취미로 사진을 하다가 3년 전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지산천주교회 앞에 셀프베이비스튜디오를 오픈했다.

블루룸과 민트룸으로 된 스튜디오의 규모는 148㎡(45평) 정도. 자연광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창을 크게 만들었다. 인공조명 시설도 완비돼 있으며 아가용 옷, 모자, 신발, 핀, 머리띠 등을 다양하게 구비했다. 드레스룸에 있는 아기 옷만 60벌이 넘는다. 목욕신, 칠판신, 가족신 등 다양한 콘셉트로 아기를 촬영할 수 있도록 곰인형, 소형 그네, 텐트, 의자, 바구니, 모형 과일, 양탄자 등 아기자기한 소품을 준비했다. 마치 동화나라에 온 듯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아이숲을 찾는 주요고객은 아기의 백일과 돌을 앞둔 실속형 부모다. 메모리카드가 들어있는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와 엄마, 아빠가 직접 아기의 사진을 찍어준다. 다양한 렌즈와 액세서리를 갖춘 고객 대여용 카메라도 3대나 있으며, 초보자를 위한 베이비전문사진가도 대기해 있다. 가격은 시간으로 결제한다. 요금은 1시간에 3만원, 2시간에 5만5천원으로, 2시간짜리를 이용하면 사진가가 가족촬영을 덤으로 해 준다. 촬영시간 내에 소품과 옷을 맘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액자도 거의 실비로 제공한다.

최 대표는 “이곳을 찾는 고객은 직접 촬영하는 경우와 사진가에게 맡기는 경우가 반반”이라면서 “사진가에게 맡길 경우 2배가량 비싸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둘째 아기의 돌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민지영씨(33)는 “첫째 아이 돌 때는 전문사진스튜디오에서 80만원가량 들었는데 둘째 아이는 절반 정도 들어갔다”며 “아기 아빠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아이 사진을 많이 찍어주는데 전문사진가가 찍은 사진과 수준차이가 조금은 나지만 그래도 정성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기뻐했다.
글·사진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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