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공항 다시 200만시대 !] <상> 대구공항의 어제와 오늘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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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6   |  발행일 2015-11-26 제5면   |  수정 2015-11-26
하늘길 연 지 61년…저비용항공·무비자환승에 내륙권 거점공항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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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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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소에서 국제공항까지

활주로 완공 후 1954년 김포 노선 첫 취항
96년 日 오사카 국제선 첫 정기노선 신설
2002년 국제공항 개항지…국내 첫 공항호텔


대구국제공항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취항 이후 이용객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이용객 200만 시대 복귀를 눈앞에 둔 것이다. 1999년부터 꾸준히 연간 이용객수 200만명 이상을 유지해 온 대구공항은 2004년부터 이용객이 100만명대로 떨어지는 등 침체일로를 걸었다. 이후 10년간 연간 이용객수는 100만명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오명도 얻었다. 여기에는 2004년 고속철도(KTX) 개통으로 인한 국내선 이용객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됐다. 하지만 지난해 저비용항공사 취항,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환승, 국제노선 신설 등으로 대구공항은 본격적인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KTX 개통 이후 10년 만인 지난해 대구공항 이용객이 150만명을 넘어서면서 가파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대구공항은 1952년 활주로 완공 후 1954년 대한국민항공사(KNA)가 대구~김포 노선에 항공기를 취항하면서 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했다. 대구~김포구간이 정기노선으로 승격된 61년 대구공항은 ‘부산비행장 대구출장소’를 거쳐 62년 ‘대구비행장’으로 정식 개항했다.

69년 대한항공의 전신인 대한항공공사 프로펠러기 F27 기종으로 대구~김포 노선을 취항하기도 했지만 시설은 열악했다. 70년이 돼서야 여객청사가 들어섰는데 이는 지금 규모의 5% 정도인 1천77㎡밖에 되지 않았다.

이후 성장세에 들어선 대구공항은 80년 1월 제주와 대구를 잇는 신규 노선이 추가된다. 당시 기종은 160석 규모의 B727이었다. 81년 김포노선과 제주노선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항 확장이 시작된다. 82년 터미널을 개량·증축했고 계류장, 주차장도 늘어났다.

88년 9월에는 현재 위치에 55억3천900만원을 들여 민항시설이 이전된다. 당시 여객청사 규모는 3천426㎡, 계류장은 9천100㎡, 주차장은 7천560㎡ 수준이었다. 같은 해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대구에 취항하는 등 발전을 거듭하자 90년에는 한국공항공단 대구지사가 설립됐다. 이후에도 대구공항은 확장을 거듭한다. 92년에도 여객청사와 계류장, 주차장을 확장한 것 외에도 공항 건물에서 바로 탑승이 가능한 ‘탑승교’를 최초로 설치했다.

94년 대구공항은 국제공항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여객터미널을 약 4.6배, 계류장을 2배 수준으로 확장하고 주차장도 2배 이상 늘렸다. 국제선 전세기 취항을 위한 X-레이, CRT, 카운터 등도 추가됐다. 2년 뒤인 96년 국제선 첫 정기노선인 대구~오사카(부산 경유, 대한항공) 노선이 신설됐다. 이후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국제노선 확충이 이뤄졌다.

2000년 예비활주로가 준공됐고 이듬해 5월에는 여객청사를 새롭게 개관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특히 2002년 대구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꿈과 동시에 개항지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인 국제공항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개항지는 관세법령에 따라 관세청장이 지정하는 것으로 개항지로 지정이 돼야 CIQ(세관, 출입국사무소, 검역소) 인력을 공항에 상주시킬 수 있어 국제공항 운영의 필수 요소라 불린다. 또 같은해에 화물청사 준공과 더불어 국내 공항 최초로 공항호텔(호텔에어포트)을 개관하기도 했다.


이용객 年 200만시대 복귀

2004년 KTX 개통 이후 이용객 수직하강
10여년 年 100만명‘무늬만 국제공항’ 오명
커퓨타임 단축 등 영향 올해 흑자전환 기대

1999년부터 연간 이용객수 200만명 이상을 유지해온 대구공항은 2004년 150만명, 2008년 107만명으로 떨어지는 등 추락을 거듭했다. 이는 대구공항 전체 항공운항의 80%를 차지하던 대구~김포 노선의 이용객이 KTX로 갈아탔기 때문이다. 이용객이 줄어들자 대구공항은 적자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2007년 공항 면세점 입찰로 인해 반짝 흑자를 냈지만, 운영을 통한 수입으로 흑자를 낸 적은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대구공항은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줬다. 먼저 2개 LCC(티웨이·제주항공)가 대구발 여객기를 띄우면서 제주 노선의 확대는 물론 신규 노선 취항이 이뤄진 것이다.

또한 야간운항 통제시간(커퓨타임)이 3시간 단축(밤 10시∼오전 6시→자정∼오전 5시)된 것도 국제노선 신설에 큰 영향을 끼쳤다. 현재 국제선 노선 중 대구~베이징(제주항공), 대구~상하이(티웨이항공), 대구~괌(티웨이항공) 노선은 커퓨타임 단축이 없었다면 해당 공항의 이착륙 시간대 확보가 어려워 노선 신·증설이 어려웠다.

대구시 관계자는 “커퓨타임 단축은 무엇보다도 시민의 충분한 이해·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공군에서도 적극적인 도움을 줘 공항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항공업계는 지난해 9월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환승공항 지정이 대구공항을 성장시키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다. 무비자 환승공항에서는 제주도로 가기 전 120시간 동안 단체 중국인 관광객이 비자 없이 체류가 허용됐다. 이로 인해 대구공항을 통해 국내에 입국한 뒤 제주로 가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 실제로 대구시에 따르면 2013년까지만 해도 대구공항으로 출·입국하는 관광객은 모든 국가를 통틀어 2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무비자 환승공항으로 지정된 지난해 7만6천여명, 올해에는 10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2003년 이후 12년 만에 연간 이용객 2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총 170만2천775명의 이용객을 기록한 대구공항은 올해 총 204만3천명(국내선 170만2천명, 국제선 34만1천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한 운영수입 증대로 사실상 첫 흑자 운영도 기대된다.

대구시는 2016년 250만명 이용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지역 상공계, 시민의 오랜 염원이자 일본 제1관문 허브공항인 도쿄 나리타 노선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외에도 대구·경북 지역민의 수요가 많은 노선도 신설될 수 있도록 항공사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황종길 대구시 건설교통국장은 “내륙권 거점공항으로 일본 나리타와 홍콩 노선 외에도 방콕, 마닐라 등의 동남아 노선 신설도 장기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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