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일의 ‘여론과 승부처’] 북갑, 신인 정태옥이 치고 나와… 엇비슷한 구도 깨고 긴장감

  •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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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05   |  발행일 2016-01-05 제5면   |  수정 2016-01-05
북을 ‘정치적 모험’필요…본선 올라가면 野후보도 만만찮아

사실 여론 조사라도 없었으면 대구 선거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당이 과거처럼 공천심사위에서 명단을 작성해 내려보내면 그대로 찍었으니까 재미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다를 모양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경선 없는 공천은 없다’고 했으니 여론조사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은 대세다. 그나마 대구시민에게는 선거를 보는 낙이 됐다.

대구 북구갑은 엇비슷한 전력의 후보군이 형성돼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계가 바둑’이었다고 할까.

이번 조사에서 신인인 정태옥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치고 나왔다. 이런 경우는 대구 전역에서는 아직 드문 현상이다. 아무래도 청와대 출신인 전광삼 전 춘추관장과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이 철수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갖고 있던 몫을 정 부시장이 가장 많이 가져간 것으로 분석된다.

현역인 권은희 의원으로서는 위기다. 지난해 10월 영남일보 조사에서 17.8%로 근소하나마 1위였는데 역전됐다. 지난 총선의 60% 득표율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있다.

이명규 전 의원(전 북구청장)은 2위로 올라 선전하고 있지만 자신의 최전성기에는 못 미친다. 그는 2004년 열린우리당이 여당이던 시절 야당인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73% 득표로 당선됐다.

지난 총선에서 19%로 득표를 한 양명모 전 대구시의원(대구시 약사회장)은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 확실한 지지세를 갖고 있지만 뚫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박형수 전 부장검사가 10% 가까이 지지세를 끌어올린 것은 자산이 될 것이다. 박준섭 변호사는 기왕 정치에 뛰어든 젊은 패기라면 실망할 필요가 없다.

옆동네 북구갑에 비하면 북구을은 여전히 싱거운 편이다. 구경꾼이 좋아하는 구도는 아니다.

이곳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경선에 낙선했던 3선의 서상기 의원과 동구갑에서 지역구를 옮긴 재선의 주성영 전 의원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관중이 늘 신인의 대형 사고를 원하는 습성이 있다면, 이들은 일단 신인은 아니다. 세 번 구청장을 역임한 이종화 전 북구청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영남일보 조사에서는 서상기 의원(37.5%), 주성영 전 의원(24.3%), 조영삼 전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12.5%) 순이었다. 이종화 전 북구청장과 황영헌 전 창조경제 단장의 가세로 지지 수치가 거의 비례해서 내렸다. 선거 구도에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누군가가 정치적인 모험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과 조직 선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낭만적으로 금호강변에서의 합동유세라도 한번 제안하면 어떨까.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새누리당 내 전선이고, 북구을은 본선에서 야당이 기다린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명래 정의당 대구시당 정치개혁본부장이 다크 호스다. 홍 의원은 지난해 10월 영남일보 조사에서 여당 후보군을 포함해 16.7%의 수치로 3위라는 만만찮은 지지율을 보였다. 조 본부장은 지난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해 24%의 득표율을 보였다. 대구 정치사에 작지만 기록될 만한 사건이었다.

부국장/ 정치·경제부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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