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지사 유족의 ‘통 큰 기부’

  • 마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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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15 08:06  |  수정 2016-03-15 08:06  |  발행일 2016-03-15 제12면
정행돈 선생 장남 정은규 회장
선친 기념관 건립비 14억 쾌척
애국지사 유족의 ‘통 큰 기부’
고(故) 정행돈 선생


[칠곡] 왜관 출신의 애국지사 고(故) 정행돈 선생(1912~2003)의 기념관 설립이 본격 추진된다. 선생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로 농촌계몽과 한글 야학을 통한 항일 민족의식 고취에 주력했으며, 광복 이후 순심여고 초대 교장을 지냈다.

칠곡군은 최근 군청 제1회의실에서 선생의 장남인 정은규 시몬장학회 회장(83)과 ‘정행돈 기념관’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설립 비용은 정 회장이 전액 내놓기로 했다. 선친의 유지에 따라 왜관읍 소재 4층 건물(12억원)을 직접 매입해 리모델링 비용 2억원과 함께 군에 기부하기로 한 것.

평생을 가톨릭 사제이자 교육자로서의 삶을 살아 온 정 회장은 선친의 뜻을 받들어 ‘시몬장학회’ ‘정행돈 교육상’ ‘정재문(조부) 사회복지상’을 통해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으며, 이번 기부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군은 필요한 행정절차를 거쳐 7월까지 사용목적에 맞는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하고, 8월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 임대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청소년상담센터와 드림스타트도 이곳으로 이전하게 된다. 각종 편의시설도 갖춰 군민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민다는 게 군의 복안이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형제 독립운동가인 고 정행돈 선생이 지역 출신이란 사실만으로도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이렇게 통 큰 기부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행돈 선생= 형 정행국과 함께 항일운동을 했던 형제 독립운동가다. 대구공립고등보통학교(현 경북고) 재학 중인 1931년 11월 학교의 친일 교유(敎諭)를 배척하는 동맹휴학을 주동했다가 강제 퇴학당했다. 1932년 4월 고향 왜관에서 이창기·이두석·박몽득 등의 친지들과 왜관청년동지회를 조직했다. 성진회(惺進會)를 통해 농촌계몽과 한글 강습 야학을 하면서 항일 민족의식을 고취시켰다. 1938년 2월19일 체포돼 39년 10월25일 대구지방법원 검사국으로 이송후 미결수로 고초를 겪다가 41년 3월7일 대구지방법원의 예심에서 면소(免訴)된 후 석방됐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1977년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마태락기자 mtr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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