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따라 의성 여행 .12·<끝>] ‘의성 마늘’

  • 임훈 박관영
  • |
  • 입력 2016-12-14   |  발행일 2016-12-14 제13면   |  수정 2016-12-14
맵고 쓰고 시고 달고 짜고…‘五묘한 풍미’ 이 맛에 반했다
20161214
수확 후 건조한 의성마늘. 의성마늘의 쪽수는 6~7쪽으로 균일하며, 마늘종대를 중심으로 마늘쪽의 끝이 붙어있다. 지역 한지마늘과 비교해도 줄기가 굵고 탄탄하다(위). 의성마늘소와 의성마늘을 곁들여 구워먹으면 의성마늘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의성마늘을 먹여 키운 의성마늘소는 꼭 먹어봐야 하는 ‘의성의 맛’으로 꼽힌다.
20161214
의성군 봉양면 소재지 입구에 의성마늘소 동상이 서 있다.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가 분홍색 마늘을 물고 있는 모습이 익살스럽다.
20161214
의성군 봉양면 마늘소먹거리타운 전경. 의성축협 봉양지점에서 구입한 의성마늘소를 면소재지 내 식당 10여곳에서 구워먹을 수 있다.

백합과 식물인 마늘은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이집트,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에서 재배를 시작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지역에서 주로 재배하고 있다.

마늘은 우리 민족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고조선 건국을 다룬 단군신화에 따르면 단군의 어머니 웅녀(熊女)는 곰으로 태어났지만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됐다. 또한 마늘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향신료로, 김치 등 각종 요리에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잡았다.

마늘의 맵고 알싸한 맛은 한민족의 역사이자, 음식에서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 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의성마늘은 ‘질(質)’과 ‘양(量)’에서 최고의 마늘로 인정받고 있다. 의성군의 마늘 생산량은 2016년 기준 1만5천680t으로 전국 3위이며, 한지마늘 기준으로는 전국 1위다.

의성마늘의 시작
1527년 경주·김해 최씨가 처음 재배
500년간 지역 기후·토양에 맞게 개량
정력증강·노화방지 등 효과도 뛰어나

의성마늘의 변신
흑마늘청·진액·소금 등 다양한 제품
의성마늘소는 불포화지방 함량 높아
알싸한 마늘과 함께 구워먹으면 별미

#1. 알싸하고 달콤한 매운맛의 시작

의성마늘의 역사는 500년에 달한다. 의성마늘은 1527년(중종 22년), 의성읍 치선리에 터전을 잡은 경주최씨와 김해최씨가 처음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후 의성마늘은 의성지역의 기후와 토양에 맞게 개량되면서 최고의 마늘로 거듭났다.

의성마늘이 다른 마늘과 구분되는 가장 명확한 특성은 맛이다. 독특한 향기와 더불어 부드럽고 매운맛 덕분에 전국의 주부와 식도락가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의성마늘의 맛을 더 세밀하게 분석한다면 다섯 가지 맛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의성마늘은 맵고 쓰며 신 데다 짠맛과 단맛까지 섞인 오묘한 맛이다. 타지역의 마늘이나 수입마늘이 따라올 수 없는 풍미를 지닌 것이다.

마늘의 겉모습도 남다르다. 의성마늘의 쪽수는 6~7쪽으로 균일하며, 마늘종대를 중심으로 마늘쪽의 끝이 붙어있다. 타지역 한지마늘과 비교해도 줄기가 굵고 탄탄하다. 또한 그 즙액의 농도가 진하고 많아 적은 양만 사용해도 음식맛을 북돋우기에 손색이 없다.

의성마늘은 단단하다. 오래 저장해 두어도 잘 변하지 않으며, 김치를 담그면 빨리 시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정력증강과 노화방지, 항균 등 약리적인 효과가 뛰어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의성마늘이 최고의 마늘로 평가받는 데는 의성지역의 토양과 기후 등 자연환경도 한 몫 하고 있다. 의성군 일원에는 화산분출물인 화산회토가 물리·화학적으로 분해되면서 생성된 토양이 많다. 이 토양은 탄산칼슘 등 각종 무기물의 함량이 높아 의성마늘의 풍미를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마늘의 경우 물이 잘 빠지는 기름진 흙에서 잘 자라는데, 의성지역의 화산토양은 마늘 재배에 최적화돼 있다. 실제로 의성군 금성면에는 오래전 화산활동을 멈춘 사화산(死火山)인 금성산(金城山, 해발 531m)이 자리하고 있다. 금성산은 약 7천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금성산 정상에는 분화구의 흔적이 남아있다.

의성의 기후 또한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는 마늘의 생육에 적합하다. 의성지역은 다른 마늘재배 지역보다 일교차가 크며, 마늘이 자라나는 시기의 일조시간이 길어 우수한 품질의 마늘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의성의 한지마늘 재배면적은 1천297㏊로 전국 재배면적 4천930㏊의 26.3%에 달한다. 의성지역 마늘재배 농가 또한 2천900여곳에 달해, 마늘이 지역 농민의 주 소득원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2. 의성마늘의 다양한 변신

의성마늘의 명성 덕분인지 유달리 의성마늘만을 고집하는 소비자가 많다. 특히 의성농협은 고품질 한지마늘인 의성마늘을 계약재배해 직접 수매한 후 선별·가공·포장해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의성농협 마늘유통사업소 신정식 소장은 “올해의 경우 마늘값이 비쌌지만, 의성마늘을 찾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의성마늘로 김장을 해야 제대로 된 김치맛이 나는 까닭”이라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실제로 의성마늘은 김장철인 10~12월에 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매년 6월 의성지역의 마늘농가는 마늘을 수확하는데, 건조를 마친 마늘은 7월이 되면 수매에 들어간다. 이후 수매된 마늘은 통마늘로 시중에 판매되거나, 깐마늘 등으로 가공한 후 전국 각지로 판매된다.

의성마늘을 가공한 가공식품도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의성농협 마늘유통사업소는 마늘을 가공한 다양한 식품을 제조·판매해 농민소득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의성농협은 깐마늘과 통흑마늘, 흑마늘 진액, 흑마늘청, 흑마늘 소금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흑마늘 제품의 경우 맛과 향이 좋은 의성마늘을 최적의 조건에서 발효, 숙성시켜 매운맛을 없애고 영양분의 흡수율을 높였다. 마늘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마늘의 품질 또한 떨어지지 않는다. 신 소장은 “가공식품일지라도 상품성 있는 마늘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제조된 상품들은 전국으로 판매되는데,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물량이 많다”고 설명했다.



#3. 의성마늘소를 아십니까

의성마늘을 먹여 키운 의성마늘소는 꼭 먹어봐야 하는 ‘의성의 맛’으로 꼽힌다. 의성마늘소는 의성축협 브랜드로 축협이 직접 의성마늘을 수매·건조해서 만든 마늘배합 사료를 최소 30개월 이상 소에게 먹여 생산한다. 의성지역 마늘소 작목회원 등 지정된 축산농가에서 엄격한 관리 하에 기른 소에게만 의성마늘소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꾸준히 마늘을 먹은 소는 그 맛이 특별하다. 부위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고소하고 담백하며, 느끼한 기름맛은 잘 느낄 수 없다. 또한 잡내가 나지 않아 소고기 특유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의성마늘소는 불포화지방 함량이 높아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성마늘소에 알싸한 의성마늘을 곁들여 구워먹는 것도 별미다. 고기를 구운 돌판에서 끓인 된장찌개 또한 빠지면 안 될 필수메뉴다.

의성마늘소를 직접 맛보려면 의성군 봉양면 화전리에 위치한 의성마늘소 먹거리타운으로 가면 된다. 봉양면의 의성마늘소 먹거리타운은 2008년 군내에서 가장 먼저 생겼으며, 의성읍과 안계면, 금성면에서도 의성축협의 의성마늘소를 구입할 수 있다.

봉양면 소재지 입구에 도착하면 무지개처럼 반월형으로 우뚝 선 마늘소 조형물을 볼 수 있다. 마늘줄기가 도로 양쪽에서 솟아나와 마늘소를 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조형물 왼쪽에는 우람한 덩치를 자랑하는 의성마늘소 동상이 버티고 서 있다.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가 분홍색 마늘을 물고 있는 모습이 익살스럽다.

봉양면 소재지 내 봉양파출소 주변으로 의성마늘소 먹거리타운이 형성돼 있다. 파출소 옆 의성축협 봉양지점에서 의성마늘소를 판매하고 있다. 의성축협 봉양지점은 1등급 이상의 고급육만 취급하고 있다.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우 가격과 비슷하거나 저렴한 편이다. 의성축협 봉양지점 윤우기 식육부장은 “지난달의 경우 대형마트 등에서 소고기 양지를 6천400원(100g)에 판매할 때 저희는 1등급 등심을 6천700원(100g)에 판매했다. 특히 안심의 경우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의성축협 봉양지점에서 구입한 의성마늘소는 인근 10여곳의 식당에서 상차림 비용만 지불하면 구워먹을 수 있다. 의성축협과 지역상인 간 상생을 위해 판매와 서비스 역할을 분담한 것이다. 식사는 따로 주문해야 하는데 추가메뉴의 가격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

글=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여행정보>

중앙고속도로 의성IC를 빠져나와 의성읍 방면으로 향하면 곧 봉양면 소재지가 나온다. 우회도로가 아닌 면소재지 방향 오른쪽 구도로로 가면 의성마늘소 먹거리타운에 도착할 수 있다. 의성군 E-사이버장터 홈페이지(www.e-jangnal.com)에서 의성마늘, 의성마늘소고기를 구입할 수 있으며, 의성농협의 마늘가공 상품들은 의성농협 홈페이지(www.usnonghyup.com) 내 쇼핑몰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의성마늘소의 경우 의성축협 홈페이지(http://maneulso.nonghyup.com)에서도 구입 가능하며, 오전에 주문할 경우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공동기획:의성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