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들짝’ 봄이 왔다

  •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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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17   |  발행일 2017-03-17 제33면   |  수정 2017-03-17
■ 우리곁의 동·식물-연재를 시작하며
너무 익숙해 보잘것없이 여겨온 것들
이름 몰랐던 풀꽃부터 천연기념물까지
자연 속 생명체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
20170317
경산시 남산면 삼성산 자락에서 복수초가 따스한 햇볕에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을 알리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 변화는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물론 열대지방이나 한대지방은 예외이다. 만약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지 않다면 계절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매년 경험하는 계절의 변화는 인간에게 있어서 큰 축복이라 할 수 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실로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자생생물 목록 수는 4만7천3종(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2016년 기준)이다. 이 중 척추동물은 1천971종, 무척추동물 2만5천497종, 식물 5천379종, 균류 및 지의류 4천840종, 조류(藻類) 5천857종, 원생동물 1천750종, 원핵생물 1천709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에는 총 3천671종의 동·식물(대구시 야생동식물 보호 세부계획 수립 연구, 대구녹색환경지원센터)이 있는데 동물 1천898종, 식물 1천773종이 있고 경북에는 총 6천649종의 동·식물(출현종 기준)이 있는데 동물 5천102종, 식물은 1천547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3차 전국자연환경조사, 환경부)

대구·경북에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로 지정된 동·식물도 많이 있다. 설악산과 태백산·울진 등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산림지대에 서식하는 산양(천연기념물 제217호,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과 팔공산·금호강·대구 신천 등에 서식하는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 겨울 철새인 검독수리(천연기념물 제243호,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 매년 겨울이면 수백 마리씩 찾아오는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 의성과 강원도 삼척에 서식하는 붉은점모시나비(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 등의 동물과 팔공산에 서식하는 노랑무늬붓꽃(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 가시연꽃(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 등의 식물이 있다.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은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서식하거나 여름이나 겨울에 잠시 있다가 돌아가는 철새로 시간과 장소가 일정하지 않아 일반인들이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동·식물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숲 속이나 들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아파트나 주택, 도심 공원, 빈터, 아스팔트 등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이 보기에 머리가 아플 정도로(?) 나무를 쪼는 딱따구리, 귀가 따가울 정도로 지저귀는 직박구리 등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 주변의 나무에서도 볼 수 있고, 식물의 경우도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면 광대나물과 큰개불알풀, 제비꽃 등이 계절의 향기를 전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풀들이라 생각하지만 이들이 인간세상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중국의 투유유 교수는 고전 의서에서 ‘개똥쑥(국화과)이 학질(말라리아)에 쓰인다’는 처방을 토대로, 말라리아 치료성분인 아르테미시닌을 찾아내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개똥쑥은 길가나 공터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해살이풀이다.

과거 국민 생선이었던 명태가 온난화 현상으로 동해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듯이 지금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식물도 희귀 동·식물이 될지 모른다. 나아가 멸종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동·식물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야 한다. 작은 풀 한 포기부터 시작해야 우리의 환경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하나뿐이다. 세계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토지 수요와 자원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연이 급속히 파괴돼 생태계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자연파괴는 처음에는 작은 지역에서 시작됐지만, 점차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동·식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독일의 신학자 칭크가 진단한 ‘오아시스 물가에서 목말라 죽은 현대인처럼 서로가 파멸의 길로 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연과 지구 파괴의 길을 버젓이 걷는 우매한 현대인은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곁의 동·식물’에서는 대구·경북지역에 있는 꽃과 새, 곤충, 포유류 등을 만날 수 있다. 가능하면 계절에 맞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동·식물 위주로 이들 동·식물의 특징과 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등을 소개하려고 한다.

글·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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