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트렌드 미리보기] ‘멀티 페르소나’에 주목하라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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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1   |  발행일 2019-11-21 제22면   |  수정 2019-11-21
‘세분화·양면성·성장’이 키워드 세 축
공평하고 올바른 것 추구 ‘페어 플레이어’
소유 아닌 경험에 무게 ‘스트리밍 라이프’
콘텐츠 소비시장 큰손인 5060 ‘오팔세대’
밀레니얼·Z세대 ‘후렌드’ 등 개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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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한달 여 앞두고 각 분야에서 2020년 한해를 이끌 ‘트렌드’를 예상·분석한 책들이 서점가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마케팅에 도움을 받기 위해, 혹은 심심풀이로 미리 트렌드를 읽고 싶어 한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다는 세상이지만, ‘가까운 미래’인 내년도 트렌드를 전망한 책은 연말만 되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2020년의 트렌드 키워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트렌드 코리아 2020’(미래의창)을 펴낸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사람은 자신이 희망하는 것을 예측한다’는 격언처럼, 전망에는 알게 모르게 소망이 스며들기 마련”이라며 “2020년 10대 키워드의 가장 중요한 세 축은 ‘세분화’ ‘양면성’ 그리고 ‘성장’이다. 이 세 개념을 모두 담은 ‘멀티 페르소나’를 비롯해 ‘스트리밍 라이프’ ‘특화 생존’ ‘오팔세대’ ‘팬슈머’ 등이 내년도 주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여러 트렌드 전망서들을 토대로 2020년 트렌드 키워드 몇가지를 소개해본다.

◆멀티 페르소나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은 하나의 ‘얼굴’만으로는 살아가기 어렵다. 가정에서의 나, 직장 혹은 학교에서의 나, SNS 상에서의 내가 조금씩 다르고, SNS도 페이스북 속의 나도 다르고, 인스타그램 속의 나도 다르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2020년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멀티 페르소나’다.

‘페르소나’는 ‘인격’ 등의 뜻으로 쓰이는 라틴어로,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 현대인들은 ‘멀티 페르소나’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트렌드 전망서는 시장에서 ‘멀티 페르소나’가 갖는 특징으로 △양면적 소비의 증가 △취향 정체성 중요시 △나를 표현한 캐릭터와 굿즈 열풍 △젠더 프리 트렌드 등을 들고 있다.

우선 이른바 ‘야누스 소비’라고 불리는 양면적 소비의 증가가 ‘멀티 페르소나’ 현상에서 기인한다고 책은 분석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간단하게 한끼를 때워야 할 때는 저가의 가성비 햄버거를, 데이트를 할 때는 비싼 프리미엄 햄버거를 먹는 등 상황에 따라 양면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다. 또 패션 등에 있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변화하는 젠더 정체성 역시 ‘멀티 페르소나’ 시대의 한 특징으로 꼽힌다.

◆페어 플레이어

2019년 뜻밖의 계기로 사회적인 화두로 떠오른 ‘공정’ 문제가 2020년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다시 등장했다.

미래 전망서는 갈수록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가 더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적 풍요 속에 성장했지만 저성장 시대의 좌절감도 경험하고 있는, 치열한 경쟁이 생활화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책은 분석한다.

‘페어 플레이어’의 라이프스타일 양상은 △기능 중심의 수평적 관계 지향 △성 역할에 대한 고민과 진일보한 의식 △계약과 매뉴얼 중시 △만인에게 평등한 평가 시스템 선호 △기업의 사회적 책임(선한 영향력) 고려 등으로 분석된다.

이중 ‘만인에게 평등한 평가 시스템 선호’의 경우 공정한 것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팀 과제’를 중시했던 예전 대학생들과 달리 최근 대학생들은 팀 과제를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 내에서 발생하는 ‘무임승차자’에 대한 기피 때문이라는 것.

◆스트리밍 라이프

‘스트리밍(streaming)’이란 인터넷에서 음성이나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법을 말한다. ‘스트리밍 라이프’도 2020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다.

인터넷에서 영상이나 음향·애니메이션 등의 파일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다운로드받아 재생하던 것을 다운로드 없이 실시간으로 재생해 주는 기법이다. 전송되는 데이터가 마치 물이 흐르는 것처럼 처리된다고 해서 ‘스트리밍’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스트리밍’이라는 개념의 등장과 확산은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소유보다 경험, 소유권이 아닌 사용권을 중시하는 것이 스트리밍 라이프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오팔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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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세대’. 5060세대 역시 2020년의 중요한 키워드다. 60대의 나이에 모델 일을 시작하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칠두씨. <영남일보DB>

‘오팔세대’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를 중심으로 한 5060세대를 일컫는 일종의 신조어다. 오팔(OPAL)은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앞 글자를 딴 조어다. 베이비붐 세대인 58년생을 뜻하기도 한다.

오팔세대는 퇴직하고 자녀의 독립으로 부모 역할도 졸업하면서 능동적으로 제2의 인생을 열어가는 이들이다. 모바일 쇼핑 등에 익숙하고, 유튜브 등 SNS로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들은 앞선 시니어 세대들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난다.

오팔세대는 다양한 빛깔을 품고 있는 오팔이라는 보석만큼이나 다양한 특징을 보이는데 △퇴직 후 다양한 직업에 다시 도전하기 △취미와 여행을 위한 투자 △실버서퍼(실버+인터넷 서핑), 웹버족(웹+실버) △콘텐츠 시장에 영향력 등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오팔세대는 단순히 생계유지 수단을 넘어 자신의 자아실현을 위한 제2의 직업을 찾고, 취미나 여행에 시간을 투자하는 ‘욜로족’의 삶을 추구하며, 모바일 쇼핑의 편리함도 즐긴다.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도 오팔세대의 호응에 따라 좌우된다. 오팔세대가 콘텐츠 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 된 것이다.

◆밀레니얼·Z세대의 2020 트렌드

유행에 민감하고 자기세계가 확고한 젊은 층을 의미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와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의 2020년 트렌드 키워드는 뭘까.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가장 강력한 소비세력이자 기업들이 공략해야 하는 1순위로 평가받으며, Z세대는 앞으로 떠오를 주요한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책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위즈덤 하우스)은 밀레니얼과 Z세대의 ‘2020 트렌드 키워드’로 △다만추 세대: 다양한 삶을 만나며 나의 가능성을 확장하다 △후렌드: 온라인에서 누구와도 서슴없이 친구가 되다 △선취력: 먼저 행동해서 선한 변화를 끌어내다 △판플레이: 참여할 수 있는 ‘판’을 열고 놀다 △클라우드 소비: 소유보다 공유로 소비의 밸런스를 맞추다 등 크게 5가지 주제로 정리하고 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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