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공천 면접 하루 연기된 TK 정치권...'폭풍전야'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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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9   |  발행일 2020-02-20 제8면   |  수정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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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금까지의 공천심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미래통합당 TK(대구경북) 정치권은 '폭풍전야'였다.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통합당 대구지역 면접이 갑작스럽게 하루 연기되면서 겉으로는 조용한 하루를 보냈지만, 내부적으로는 공관위 기류를 살피면서 긴박한 시간을 보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시간이 부족해서 미룬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정치권에서는 TK 의원들을 겨냥해 불출마 선언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여의도 지역 정가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공천 신청자에 대한 7일 차 면접을 진행했다. 대상은 경남 9개 지역구 후보자 29명이다.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대구 11개 지역구 후보자 38명에 대한 면접은 하루 순연됐다. 이에 따라 경북은 별도의 발표는 없었지만 21일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북구갑·을 지역은 추가 공모자를 위해 주말(22~23일) 중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위 측은 서울·인천 공천 발표를 위해 면접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합당은 이날 서울·인천 16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방침을 결정했다. 김형오 위원장은 TK 면접 연기에 대해 "이런 발표들을 하기 위해서 24시간 순연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TK 의원들의 자발적 불출마를 유도하기 위한 유예 시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전날(18일) 장석춘 의원(구미을)의 불출마 선언이 이뤄진 만큼, 19일에도 또 다른 불출마자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공관위는 최대 10명의 TK 의원에게 연락을 취해 불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접을 미루면서 불출마 선언을 기다렸다는 의미다. 장 의원은 불출마 선언이 '개인 결심'이라고 설명했지만, 정가에서는 공관위의 사전 접촉이 있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공관위에서 소위 '이한구 키즈'를 물갈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20대 총선 당시 이한구 새누리당 공관위원장이 공천한 TK 친박(親 박근혜)계 의원들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형오 위원장은 TK 현역 교체율이 70% 이상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그 이야기는 나도 언론을 통해 보고 있다. 우리가 정한 방침은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TK 의원들에게 불출마 요청을 했냐는 기자들에 물음엔 "답할 게 하나도 없다"며 부정하지 않았다.

지역 정가에서는 불출마 선언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면접을 통해 무소속 출마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주장도 나온다. '컷오프'(경선 배제)가 되더라도 면접에서 공관위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한 뒤 다음을 기약하겠다는 것이다.

TK 의원실의 한 보좌진은 "지역 의원들은 일방적인 컷오프는 억울하다는 입장인 만큼 공정성을 요구할 것이다. 무소속 출마 시 공천 피해자라는 '명분'을 쌓기 위해서라도 불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면접 이후 컷오프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정가는 이날 공천 발표에서 통합당 홍일표 의원(인천 미추홀갑)이 첫 현역 '컷오프'(현역 공천배제) 대상이 된 것도 주목하고 있다. 공관위는 이날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홍 의원의 지역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했다. 때문에 TK에서도 불출마 선언이 없으면 컷오프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날 통합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이 같은당 이혜훈 의원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김 위원장을 겨냥해 "갈수록 이상해 진다"고 지적한 것이 한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 의원이 자신의 컷오프 가능성을 포착하고 유 의원에게 SOS를 치자 유 의원이 공관위에 문제 제기했다고 알리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피력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유 의원과 직접 접촉해보지 않아 (문자 내용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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