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진 개학을 대체할 온라인 강의, 저소득층 자녀는 어쩌나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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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8 17:52  |  수정 2020-03-19 07:29  |  발행일 2020-03-19
강의 시행 전 정보소외계층 지원부터 필요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 PC 보유율 16.2%…수업 참여 어려움
아동센터에도 PC부족…"개학해도 진도 못따라갈 것" 지적
교육부, 인터넷 통신비 지원·스마트기기 대여 등 확대 방침

전례 없던 '4월 개학'이 현실화되면서 학습공백을 메우기 위해 교육부는 '온라인 가정학습'을 내놨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학습에 필요한 기기조차 없는 취약계층에게 또다른 차별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교육부는 학교 개학을 4월6일로 미루면서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는 학국교육학술정보원가 운영하는 'e학습터'를 통해 교과별 학습자료를 배포하고 동시에 강의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BS, 카카오톡 등과 연계해 '온라인 학급'을 개설해 학습 진도를 확인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문제는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조손가구, 한부모가구 등 취약계층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이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 진흥원이 조사한 '2018년 인터넷 이용실태'에 따르면 월 소득에 따라 컴퓨터 보유율은 큰 격차를 보인다. 가구소득이 '월 400만원 이상'인 경우 응답자 가운데 95.5%가 컴퓨터를 보유한 반면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은 42.9%이며 '100만원 미만'은 16.2%에 불과했다. 취약계층 어린이와 청소년을 돌보고 있는 아동센터는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원활하게 이용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지역 한 아동센터 센터장은 "돌보는 아이들이 20명 남짓인데 컴퓨터는 겨우 2대"라며 "초등학생은 특히 집중력이 좋지 않아서 보통 문제지를 내주고 체크하면서 학업을 도와주는데 온라인 학습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개학이 늦춰지면서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지쳐가는 상황이다. 앞으로가 더 걱정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소속 김소향 활동가는 "봉사를 다니면서 보면 각 시설에도 일반 컴퓨터와 태블릿 PC가 부족한 곳이 대부분"이라며 "물론 아이들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개학 연기는 불가피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취약계층 아동들은 개학하고 진도를 따라가지도 못하고 불평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정보소외계층 학생들에 대한 인터넷 통신비지원을 강화하고 스마트기기를 빌려주는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대구시교육청 역시 가정 내 컴퓨터가 없어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스마트패드, 크롬북 등 휴대용 정보화기기를 빌려주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와 별도로,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은 가정에는 와이파이 기기도 함께 지원한다. 정보화에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빈틈없는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3월 현재 대구지역 내 만 14세 미만 자녀를 둔 저소득층 가구는 총 1만2천268세대이며 이 가운데 한부모 가정은 2천417세대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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