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권자가 주목한 낙선자들] 미래통합당(수성구을) 이인선 前 경북도부지사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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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01   |  발행일 2020-05-01 제35면   |  수정 2020-05-01
"지역위해 정말 열심히 뛰고 싶었는데…
중앙 인맥 활용 예산확보 기회 아쉬움"

이인선
4·15 총선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했던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지난달 23일 가진 위클리포유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일꾼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20·21대 총선 '대구 수성구을'에 잇따라 출마했지만 4선의 주호영 의원과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고배를 마신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이번 선거에서 홍준표 전 대표에게 2.7%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이 전 부지사는 미래통합당 후보임에도 당 차원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부분을 끝내 아쉬워했다. 이 전 부지사를 지난달 23일 만나 선거기간 애로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주민에 문자 메시지 감사 인사
홍 당선자가 장담한 대선 출마
지지자, 잠시 기다려 달라 당부

거물급 후보 상대로 석패
출구조사 앞서…2.7%p 차이 져
홍 후보 여론몰이 유권자 혼선
상대 측 치밀한 선거전략 주효
지난 대선 최고 득표지역 선택
黨 운영해 사안 잘 알면서도…

수성주민 함께하는 시간 늘려
고충·고민 더 많이 나누겠다

▶선거가 끝난 지도 1주일이 지났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선거기간 많은 도움을 준 수성구 주민들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일일이 고마움과 감사를 드리고 있다. 회신 문자나 전화를 주는 분들이 한결같이 '홍준표 당선자가 미안해서라도 약속은 반드시 지킬 테니까 우리 곁을 떠나지 말아달라'고 한다. 저를 지지했든, 지지하지 않았든 많은 수성구을 주민은 홍 전 대표가 2년도 남지 않은 대선 출마를 이번 총선 기간 내내 장담했기 때문에 잠시만 참고 기다려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몰라 즉답을 못해서 미안할 따름이다."

▶득표율 35.8%에 대해 자평을 한다면.

"비록 홍준표 전 대표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지만, 대선급 거물 후보와 붙어 출구조사에서 이길 정도로 선전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인물로 부각된 점은 그나마 성과라면 성과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지역에서 키워 준 일꾼인 제가 이번에 당선됐다면 산업부와 교육부 등의 인맥을 통해 지역에 더 많은 예산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중앙정부는 물론 수도권 기업, 해외 등의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정말 지역을 위해 열심히 뛰고 싶었는데…."

▶패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것에서 제가 부족했다. 대구시의회 의장과 수성구청장을 지낸 분들의 조직에다 홍준표 전 대표 대세론 등이 미래통합당으로 결집하는 세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상대 측이 자의적인 여론조사 발표로 여론몰이를 한 것도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총선 뒤 복당을 수시로 주장하고 빨간색 옷 등이 유권자들에게 혼선을 빚게 한 점도 저에게는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하지만 당 대표 두 번, 대권 주자까지 한 분이 고향도 아닌 대구, 그것도 '수성구을'에 출마한 것은 우리 당의 확장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분열하는 결과를 초래했을 뿐이다. 이는 험지 출마나 불출마하는 희생정신을 기대했던 수도권 유권자들이 미래통합당에 등을 돌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관운은 좋은 편인데, 선출직 운은 없다'는 말이 나오는데,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모든 것은 자기 하기 나름이며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선출직 운이 없다는 것은 잘못된 말이다. 득표력이 있기 때문에 거물급과 붙어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고 본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후보도 쉽지 않은 상대였다. 공천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펙, 능력, 득표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20대 주호영에 이어 21대 홍준표까지 두 번 나선 총선에서 거물급과 경쟁을 했다. 두 후보의 차이라면.

"두 분 다 훌륭한 분이다. 공중전과 바람몰이의 달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선거를 많이 치러본 홍 전 대표의 전략은 치밀했다. 경선 여론조사가 수·목요일이었는데, 하루 전인 화요일에 출마 선언을 했다. 이는 선거법에 따라 경선을 포함해 후보자별 문자메시지 8회 제한을 잘 알고 있는 홍 전 대표 측의 전략이다. 경선이 중요해 문자메시지 6회를 사용하다 보니 정작 본선에서는 2회밖에 문자를 보내지 못했다. 홍 전 대표는 본선에서만 8회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제 지지자들로부터 문자 좀 보내라는 원성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는 끝났다. 두 분 모두 수성구 발전과 함께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의 경제 등 전반적인 상황을 하루빨리 정상화시키는데 힘을 써 주기 바란다."

▶홍준표 당선자의 경우 '수성구을'을 출마지역으로 택한 이유 중의 하나가 지난 대선에서 최고 득표율 지역이라는 말이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수성구을 당협위원장이 이 후보 아니었나. 배신감이 심했을 텐데.

"통계자료가 보여주듯이 대선 당시 전국적으로 최고 득표를 했다. 이때 함께 치러진 대구시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우리 당 후보가 당선됐다. 참고로 지난 대선에서 '수성구을' 자유한국당 득표율은 50.4%, 민주당 19.8%, 국민의당 14.3%, 바른정당 12.5%였다. 시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 후보가 42.7%를 얻어 민주당 후보(24.8%)와 바른정당 후보(16.9%)를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주호영 의원은 바른정당 소속이었다. 이 모든 것은 당협위원장 중심으로 당원들의 협치와 노력의 성과물인 것은 자명한 일이다. 배신감보다는 당 대표를 하면서 당을 운영했던 분이 모든 사안을 잘 아는 상황에서 이런 결정을 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끝으로 지역구 주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수성구 주민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많이 늘리고 여러분의 고충·고민 등을 나누는 이인선이 되겠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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