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대교, 동해고속道 공백구간 연결, 산업지형 대변혁 기회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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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5 07:14  |  수정 2020-07-15 07:22  |  발행일 2020-07-15 제3면

영일만대교사업은 경북 포항시의 핵심 SOC(사회기반시설) 사업이다. 포항 북구 흥해읍에서 포항신항 인근 인공섬까지 바다 위 4.7㎞ 구간에 다리를 놓고, 인공섬에서 포항 남구 동해면까지 4.1㎞ 구간에 해저터널을 뚫는다는 구상이다. 바다뿐만 아니라 육지 연결도로를 포함한 전체 구간은 18㎞로 사업비는 1조9천억원에 이른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예산절감을 위해 해저터널 없이 8.8㎞ 전체를 대교로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 방식보다 3천억원이 줄어든 1조6천억원으로도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동해고속도로의 마지막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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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대교 사업은 12년 전인 2008년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30대 선도 프로젝트'에 포함됐지만 지속적인 요청에도 불구, 예산확보에는 실패했다. 2017년 기획재정부가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의뢰한 후 진전이 없자, 도와 시는 예타면제사업으로 건의했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동해면~북구 영일만항 구간
끊어져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
환동해 허브도시 위해선 필수
블루밸리산단 등 투자 잇따라
'한국형 뉴딜사업' 성과 보장


도는 2021년도 정부 예산안에 영일만 횡단 구간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설계비로 200억원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국토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영일만대교사업은 동해고속도로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정의한다. 2015년 포항~울산간 53.7㎞의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2023년이면 동해고속도로의 포항~영덕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문제는 영일만대교사업이 완료되지 않으면 현재의 동해고속도로는 이름뿐인 고속도로에 불과하다. 울산에서 이어진 포항시 남구 동해면에서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까지의 구간이 끊어져 있기 때문이다.

동해고속도로 포항~영덕 구간에서 비어 있는 부분이 바다를 가로지르는 영일만대교 구간이다. 영일만대교는 단순한 대교를 넘어, 동해고속도로 포항~영덕 구간의 진정한 완결일 뿐만 아니라, 영일만항을 가진 포항시를 환동해 허브도시로 업그레이드하는 핵심사업이다.

영일만대교가 완공되면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지역의 바닷길(영일만항)과 하늘길(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 이는 2022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구경북행정통합의 마중물 역할도 하게 된다. 환동해 허브 도시를 지향하는 경북 포항이 영일만대교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포항 산업지도 바꿀 영일만대교

영일만대교 건설은 포항의 산업지형에도 대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와 철강산업단지,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 영일만항 배후 산단의 배터리규제자유특구,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첨단연구단지가 항만·공항과 연결되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지역 경제 전문가들도 "지금이 영일만대교건설의 마지막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영일만에 기업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양률 제로에 가까웠던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포스코케미칼이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 공장을 착공하는 등 2차전지 소재 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인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도 3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한미사이언스를 비롯해 바이오앱 등 바이오·의료 관련 기업과 경북도 환동해본부 지식산업센터 등에 4개 공공기관이 입주할 전망이다. 이미 영일만항 배후 영일만산업단지에 에코프로BM·GEM의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이 들어선 데 이어, 올해는 수천억원을 투자해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포항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서 1천억원 투자를 결정하며 2차전지 재활용 사업에 진출했으며, 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빅5 기업도 포항에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영일만대교 건설은 한국형 뉴딜사업의 성과를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사업인 셈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부산에서 시작해 포항을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아시안하이웨이 6번 노선(AH6)이 영일만 바다를 넘어, 영덕으로 이어지면 한반도 북방진출의 대동맥 중심이 경북 동해안이 되는 것"이라며 "영일만대교는 단순한 조단위 SOC사업이 아니라, 반도국가 대한민국이 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시작점이 되는 국가 백년대계 사업인 만큼 국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정부 차원의 관심과 결단을 촉구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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