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핵 잠수함에 인질로 갇힌 韓·北·美 세 정상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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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31   |  발행일 2020-07-31 제39면   |  수정 2020-07-31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반대 북한 강경파의 쿠데타
좁디 좁은 공간에서 펼치는 치부·허심탄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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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 유일하게 냉전 상태로 남아 있는 근미래의 한반도.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정우성)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리고 2021년 7월6일, 드디어 그 열매가 맺어진다. 북한 최고지도자 조선사 위원장(유연석)과 미국의 스무트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이 북한 원산에서 북미 평화협정을 위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 중재자 역할을 한 대한민국은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다. 그러나 핵무기 포기와 평화체제 수립에 반대하는 북의 강경파인 호위총국장(곽도원)이 쿠데타를 일으켜 세 정상은 북 핵잠수함에 인질로 잡히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강철비2:정상회담'(이하 정상회담)은 북한 내 쿠데타로 '세 정상이 납치된다'는 대담하고 도발적인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중국이 패권국가로 급부상하면서 심화된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에 놓인 한반도가 배경이다. '강철비'에 이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은 전작과의 연결고리보다는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는 큰 그림을 바탕으로 냉철한 현실 인식과 영화적 상상력을 녹여내 더욱 직접적인 방식으로 한반도의 현실을 직시한다. 그 점에선 상호보완적 속편이라 볼 수 있다.

영화는 북한의 가장 큰 위험요소를 핵이 아닌 불안정한 정치체제임을 또다시 화두로 던진다. 이를 토대로 '강철비'가 북의 지도자가 남으로 피신하는 판타지로 시작해 리얼리티로 매듭을 지었다면, '정상회담'은 강대국들의 견제 사이 종속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한반도의 현실과 딜레마로 시작해 차츰 우리가 원하는 판타지로 끝을 맺는다. 미·중 패권 경쟁과 한반도의 미래, 독도 영유권 등 확장된 시야와 여러 거대 담론이 그 과정에서 개연성 있게 담긴다.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2평 남짓의 함장실 안에 인질로 갇힌 세 정상의 에피소드다. 이 좁디좁은 공간에서 각 국의 이해관계의 충돌은 물론, 서로의 치부까지 드러내는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블랙코미디적 요소까지 더해져 시종 흥미롭게 펼쳐진다. 김용우 전 함장의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된 독도 앞바다 앞, 잠수함 액션 장면도 압권이다. 기만 어뢰, 폭뢰, 초계기 등 잠수함전에서 실제 사용되는 다양한 장치들이 동원돼 스릴과 박진감 넘치는 수중 액션신을 완성했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함께 극의 완성도에 힘을 보탠 건 배우들의 호연이다. 강단있지만 인간적인 대통령을 연기한 정우성, 다른 시각으로 북한 위원장을 표현한 유연석, 그리고 누구보다 강한 존재감으로 울림을 준 북한 핵잠수함 부함장 역의 신정근이 영화를 탄탄히 지탱한다.(장르:드라마 등급:15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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