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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 |
극우(極右)는 국수주의·권위주의·다문화 반대·반평등·전체주의·자유방임경제 등을 말하며, 극좌(極左)는 평등을 위한 자유의 희생·중앙집권 일당제 정치·인종주의 혐오와 좌파민족주의 성향 등을 말한다.
지난 8·15 서울 광화문 집회를 개최한 태극기 세력을 두고 '극우'라는 공격이 여야 불문하고 나오고 있다. 전후 과정을 살펴 본다. 박근혜 대통령 국정지지율 4%로 추락(2016년 11월), 새누리당 인명진 비대위원장 선임(2016년 12월29일), 자유한국당으로 당명 교체 후 19대 대통령 선거 득표 24%(2017년 5월9일), 한국당 혁신위원회 출범(2017년 7월11일) 및 3단계 보수통합 제시 실행, 2018년 6월 지방선거 정당득표율 27%, 중도보수통합 미래통합당 출범(2020년 2월17일), 통합당 4·15총선 정당득표율 41%.
2017년 한국당 혁신위(위원장 유석춘 교수)는 보수통합 1단계로 바른정당과의 소통합, 2단계로 자유민주 시민사회와의 중통합, 3단계로 중도보수 대통합을 제시해 일부 이행됐고, 지난 4·15 총선으로까지 이어져 대체로 완성됐다. 이런 새누리당 비대위와 한국당, 유 교수가 '극우'인가.
태극기 세력과 국민들은 2019년 10월3일 광화문 집회로 일반 국민의 대거 참여까지 이끌어내며 조국을 퇴진시켰다.
최근의 논란은 코로나 확산 우려 속 집회 강행, 박근혜 대통령 탄핵 부당성(일부 단체는 이견) 부분 등이다. 이번 8·15 집회는 법원에서도 두 곳을 허용했다.
그런데 정부는 이들에게 코로나 확산의 책임을 뒤집어씌웠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방역명령 거부에 엄정대응하겠다"고 했고 여당 대표 경선자인 김부겸 후보는 "종교의 탈을 쓴 일부 극우세력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민노총의 같은 광화문집회나 이전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인파에 대해선 언급이나 추적조사도 없다. 코로나 잠복기간이 14일이면 그 이전의 정부 방역실패가 문제돼야 했다. 8·15 집회 전까지 정부는 오히려 외식 장려 쿠폰을 발행했다는 점에서 8·15 집회를 유도 내지는 방심케 한 의심마저 든다.
미래통합당에선 지난 총선 중도보수 통합 때 합류한 김근식 교수가 나서 "통합당의 미래는 극단적 태극기 세력과의 결별 여부에 달려 있다"고 했고, 작년 10·3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하태경 의원은 "전광훈 목사는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지 말아 달라"고 했다.
태극기 세력이나 참여 국민은 서두의 '극우' 개념에 거의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현 정권의 '극좌' 성향에 우려하고 행동에까지 나섰다. 지도부의 세련되지 못함이나 정치적 목적에 대한 차별적 구분은 있을 수 있으나 '태극기 세력·국민'을 이제 와서 매도하는 것은 기회주의적 태도다. 국정지지도 4% 추락에서 41% 회복에 이르기까지 유일하게 온몸으로 투쟁해온 국민들이다.
통합당이 얼마 전 지지율 1위를 회복했을 때 '가마니(가만히 있자)' 전략의 승리라고도 했다. 반사이익 추구행위로 이 역시 기회주의다. 통치권과 여론수단을 장악하고 있는 정권의 프레임 속에 있을 뿐이다. 8·15 집회로 다시 여론조사 결과가 역전한 것이 그 방증이고 그동안 계속 그래왔다.
통합당이 세련됐다면 통합을 세련되게 완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수분열·국민분열 우려보다는 일신의 영달만 좇는 기회주의 정당에서 탈피하기 어렵다.
이석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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