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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처 지음/ 나무옆의자/ 258쪽/ 1만6천원 |
문학작품의 배경이 된 예배당을 중심으로 한반도 남단 제주도에서 중국 지린성 옌벤조선족자치주 용정 명동촌 용정교회까지 기독교의 초기 정신을 지켜나가는 예배당과 그곳을 가꿔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인 시인이 다녔던 시골교회 주일학교의 기억으로 출발하는 이 책은 안동 일직교회, 나주 광암교회, 명동촌 명동교회, 경주 양동마을 양동교회, 최용신의 샘골교회, 봉화 척곡교회, 대구 동산 제일교회, 마산교회, 지리산 노고단 수양관, 여수 애양교회, 소록도교회, 제주 방주교회·대정교회, 충남교회 등을 차례로 소개한다.
나주 광암교회는 최초의 여성 소설가인 박화성(1903~1988)의 작품 '한귀(旱鬼)'의 배경이 되는 교회다. 예배와 교육을 중심에 두고 독립운동을 지원하며 민족교회로서의 역할을 한 봉화 척곡교회, 민족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 통일운동가 문익환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명동교회 등 우리가 잘 몰랐던 예배당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어 용서와 사랑을 보여준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와 여수 애양교회, 한센병 환자들이 고통의 세월을 이겨낸 소록도 교회 이야기도 소개된다. 또한 재일동포 건축가 아타미 준이 지은 제주도의 방주교회와 제주도 첫 목사인 이도종 목사가 사역한 대정교회, 독립운동가 유관순의 모 교회인 충남 매봉교회 등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서 시인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겸손하고 분수를 지키며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위로하고 돕는 일이 종교의 참된 도리라고 말한다. 이어 내적 성장을 멈춘 한국 교회가 내부에서 자정하고 개혁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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