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엑스코선 경제성 높이려 정거장 수·총사업비 줄이는 출혈도 감내

  • 최수경
  • |
  • 입력 2020-12-29 18:28  |  수정 2020-12-29 18:36  |  발행일 2020-12-30
숨죽였던 예타통과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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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 8월26일 국회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실에서 기획재정부 2차관 등과 만나 '엑스코선' 사업에 대한 현황 보고를 듣고 있다.(영남일보 DB)
엑스코선 건설(모노레일 방식)사업의 예타 통과는 대구시민들에게 새밑 선물이다. 이 사업추진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사연들이 많았다.

우선 예타평가 비중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경제성 분석(B/C·비용대비 편익분석)은 늘 대구시의 고민거리였다. 우려대로 초기 한국개발연구원(KDI)점검회의때 경제성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시 관계자와 지역 철도전문가들은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몸부림쳤다. 다행히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엑스코 노선 경유지 주변 신규 공동주택건설사업 승인(6만가구)건이 늘었다. KDI가 예타 착수시점인 2018년 10월보다 1년 2개월만에 1만4천가구가 증가했다.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총 정거장 수는 13개→10개, 총사업비는 7천169억원→6천711억원으로 각각 줄이는 출혈도 기꺼이 감내했다. 이후 조금씩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KDI 2차 점검회의때는 B/C가 0.87이 나왔다. 이전보다 높아졌지만 합격선(1.0이상)에 모자랐다. 불안감이 밀려왔다. 이 점수와 비슷한 B/C분석결과가 나온 부산도 지난 5월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사업이 예타에서 고배를 마셨다. 종합평가 문턱을 넘지 못한 탓이다. 종합평가는 0.5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한다.

대구시는 종합평가(AHP)에서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지난 21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산하 SOC분과위원회의 종합평가때 채홍호 행정부시장이 직접 민간위원들(10명) 앞에서 15분간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45분간 질의를 받았다. 당초 관할 국토부 실무과장이 설명하기로 했지만 절박한 상황을 감안, 부시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 회의 시작 직전, 위암 수술을 받아 몸이 성치 않았던 권영진 대구시장이 직접 회의장에 나타나 민간위원들에게 사업 필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제도적 변화에도 부침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4월 기재부가 20년만에 예타기준을 바꾼 것이다. 당시 엑스코선사업은 한창 경제성 분석이 진행중이었다. 종전까지는 KDI가 B/C분석과 종합평가를 도맡아 했다. 하지만 바뀐 제도에선 종합평가는 민간위원들이 별도 진행하게 했다. 무분별한 토건사업에 따른 세금낭비를 우려해 더 까다롭게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예년의 예타기준이 엑스코선에 소급적용됐다. 자연히 심사과정이 길어졌다. 예타 착수한지 2년 2개월만에 결과가 나왔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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