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박범계 장관 만날 용의 있나'" 묻자 묵묵부답

  • 서민지,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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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3 15:43  |  수정 2021-03-04 08:49  |  발행일 2021-03-03
대구고·지검엔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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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지검에 도착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권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수사청)을 향해 대구에서 2차 직격탄을 날렸다.

3일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한 윤 총장은 현장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이라는 것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치게 된다)"이라며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고 국가와 정부에 헌법상 피해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경제·사회 제반에 있어 부정부패에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의무다"라며 "이런 부정부패 대응은 적법절차와 방어권 보장, 공판중심주의 원칙에 따라 법치국가 대응을 해야 한다. 재판의 준비과정인 수사와 법정 재판 활동이 유기적으로 일치돼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연일 여당의 수사청 설치 추진을 겨냥한 윤 총장의 '작심 발언'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여권이 수사청설치법을 강행하면 임기 전 사퇴할 수 있냐는 물음에 대해서 그는 "지금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했고, 검사장 회의를 비롯해 대응 방안을 고민 중인 게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검찰 내부 의견이 올라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만나자고 한다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선 답하지 않고 검찰청 내부로 들어갔다.

그가 대구에서 던진 메시지는 최근 수사청을 둘러싼 갈등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총장의 전날(2일) 언론 인터뷰 내용과 관련, "윤 총장은 자중해야 한다. 검찰총장 자리가 검찰만을 위한 직분이 아니다"라며 "윤 총장의 발언과 행태에 대해 행정부를 통할하는 총리로서 매우 유감스럽다. 행정부 공직자는 계통과 절차를 따를 책무가 있다. 직을 건다는 말은 무책임한 국민 선동이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이날 윤 총장은 정 총리의 말에 대해 "거기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쯤 대구고·지검엔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검찰개혁 등을 요구하는 이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윤 총장 지지자들은 그의 이름을 검찰청이 울리도록 호명했다. 한편에선 "대한민국 검찰 만세 윤석열 총장 만세"라는 목소리가, 다른 한편에선 "윤석열 검찰개혁 방해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검찰청 로비에 선 윤 총장은 "(대구는) 제가 27년 전 늦깎이 검사로 사회생활을 첫 시작한 초임지다. 제가 여기서 검사생활을 했고 몇 년 전 어려웠던 시기에 한 1년간 저를 따뜻하게 품어준 고향이다"라며 "떠나고 5년 만에 왔더니 감회가 특별하고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며 대구를 찾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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