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스토리] 지방대 폐교의 현실 (2)…'학령인구 〈 입학정원' 올해 처음 뒤집혀…국·공립대마저 미충원 '휘청'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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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1   |  발행일 2021-06-11 제34면   |  수정 2021-07-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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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문을 닫은 대구외국어대 정문 앞. '출입금지. 위 장소를 무단출입 시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린 바리케이드가 그 누구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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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문을 닫은 이후 방치되어 있는 대구미래대 외부. 학생이 오갔던 길은 운전연습장이 돼 버렸고 이를 삼가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외로이 걸려 있다.

◆현재 진행형인 지방대의 위기

현재 지방대의 위기는 일부 대학의 문제가 아니다. 소위 말하는 인서울(In Seoul) 대학을 제외하고는 모두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유기홍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도 신입생 등록률은 일반대학(국·공립대학+사립대학)의 경우 2020년 대비 4.0%포인트 하락한 94.9%, 전문대학은 9.9%포인트 하락한 84.4%를 나타냈다. 경남이 2021년에 85.0%로 가장 낮은 신입생 등록률을 보였다. 또 경남을 포함해 전북과 강원도가 10%포인트 이상 크게 하락했다.

대구·경북지역 대학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대구의 2021년 일반대학 전체 신입생 충원율은 98.5%로 서울(99.5%), 인천(98.7%), 세종(98.6%)에 이어 전국 4번째(경기도와 공동)다. 하지만 감소폭이 충원율 상위 5개 지역보다 큰 상황이다. 서울과 세종이 각각 0.1%포인트, 경기도 0.6%포인트, 인천 1.2%포인트 줄어드는 사이 대구는 1.4%포인트 감소했다. 여전히 충원율은 상위권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커질 우려가 있는 것이다. 경북은 심각하다. 올해 신입생 충원율은 88.1%로 전국 꼴찌인 경남도 바로 위에 랭크됐다.


올해 신입생 미등록 4만명
일반대학 미등록 1년새 4.5배 증가
경북도 2981명…전국 최다 불명예
경북 국·공립대 충원율 전국 최저
대구 감소폭 특별·광역시 중 최고
전문대 충원율 80%대로 곤두박질
서울과 대구·경북 10%p이상 격차



더욱이 이런 격차는 일반대학 가운데 국·공립 대학으로 한정할 경우 더 커진다. 대구지역 국·공립대학의 올해 신입생 충원율은 98.6%로 전국 17개 시·도 중 10번째다. 특히 국·공립대가 없는 세종과 울산을 제외하면 최하위 그룹에 속한다. 거기다 충원율 감소폭도 큰 상황이다. 전년 대비 올해 신입생 충원율 감소 비율은 대구가 1.2%로 서울과 6대 광역시 중 가장 크다. 경북은 어떨까. 경북지역 국·공립대학의 올해 신입생 충원율은 84.9%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감소폭은 14.8%포인트로 전국 최고 수준이며 두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한 것은 경북지역이 유일하다.

전문대학의 충원율은 80%대로 떨어졌다. 전국 전문대학의 올해 신입생 충원율은 84.4%다. 전년도(94.3%)보다 9.9%포인트 떨어졌다. 대구(88.2%)와 경북(87.3%)은 전년도보다 각각 6.4%포인트, 5.9%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일반대학의 경우 서울과 지방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전문대학의 경우 서울이 98.8%로 대구보다 10.6%포인트, 경북보다 11.5%포인트 등 두 자릿수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여기에다 올해 4만명에 이르는 신입생 미등록 인원 중 상당수가 지방대와 전문대에 집중됐다. 올해 일반대학의 미등록 인원은 전년 대비 4.5배 증가해 1만6천355명을 기록했고 이 중 경북도의 미등록 인원이 2천981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경북도를 포함해 6개 시·도가 정원을 1천명 이상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대구는 상위 5개 시·도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지역 전문대학 미등록 인원은 1천507명으로 전년도(699명)보다 2.2배 늘었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은 "이번 대학 등록률 분석을 보면 대학의 대규모 미충원 사태가 몇몇 부실대학 및 한계사학만의 문제가 아닌 국·공립대를 포함한 전체 대학의 일반화된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지난 13년간 등록금 동결로 대학 재정이 악화된 가운데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대학들의 재정 위기를 더욱 급격히 심화시킬 것이고 특히 지방대학의 위기는 지방 소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 심화할 지방대 위기

현재 대학의 상황은 오늘이 가장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에 들어 올 대상자 수가 갈수록 줄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저출산이 본격화된 2000년대 출생자들의 대학 입학 시기가 되면서 대학 입학가능자원 규모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출생아 수는 1995년 71만5천명에서 2000년 64만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05년 43만9천명, 2010년 47만명, 2015년 43만8천여 명을 기록하다 지난해에는 27만2천명으로 급감했다.

출생아 수가 25년 사이 3분 1가량 수준으로 줄면서 대학에 들어갈 나이의 인구도 급감했다.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대학 입학연령(만 18세) 인구가 대학 입학정원에 미달하기 시작, 2024년까지 급감기를 거쳐 2030년까지 유사한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교육부는 예상했다.


벼랑끝에 놓인 지방대
출생아 수 25년새 71만명→27만명
대학에 들어갈 나이의 인구도 급감
지역 결혼·출산율 전국 최저 수준
올해 대비 2037년 대학 입학자 수
수도권 27.6%↓ 대구·경북 44%↓



이렇게 인구 자체가 줄면 지방대의 위기는 더 심화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심화는 수도권 대학과 지역에 위치한 대학 간에서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연구소 자료를 보면 대학 입학자 수는 수도권의 경우 2021년 16만9천여 명에서 2037년 13만8천여 명으로 27.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대구·경북권의 대학 입학자 수는 같은 기간 4만7천여 명에서 3만2천여 명으로 44.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비율로만 따져도 16.7%포인트 더 감소하는 것이다. 지역 대학은 신입생을 확보하는 게 더 어려워질 우려가 높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대구·경북 결혼 건수와 출산율이다. 지역의 결혼 건수가 전국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출산율도 낮아지고 있는 것.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의 혼인건수는 각각 8천340건, 9천46건에 그쳤다. 인구 1천명당 혼인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경북( 3.4)이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대구의 조혼인율(3.5)도 경북, 전남, 전북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낮았고 특별·광역시 중에서 최저였다. 더욱 심각한 건 지역의 조혼인율 수치와 시·도별 순위가 매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혼 자체를 적게 하면서 아이를 적게 낳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구의 출생자 수는 1만1천200명(조출생률 4.6), 경북 1만2천900명(조출생률 4.9)으로 조출생률 기준 17개 시·도 중 각각 14, 15위에 그쳤다. 이런 탓에 경북은 2016년, 대구는 2019년 국내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인구 '데드크로스' 상황이 됐다. 국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데드크로스 상황이 발생했다.

글·사진=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지방대 폐교의 현실 (3)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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