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율주행 '레벨4' 개발 나서…대구 '실증·기술인프라' 구축 박차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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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02 07:28  |  수정 2021-07-07 17:53  |  발행일 2021-07-02 제10면
市, 주행시험장 연계 사업 연말까지 진행
통합관제시스템 장비·플랫폼 구축 완료
작년 '5G 기반 융합기술 실증사업' 선정
자율주행 상용화 전주기 지원체계 마련
융합지원센터, 이달 착공…내년 개관 예정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레벨3 적용 차량 내부 모습.
핸들을 놓고 주변 풍경을 편안하게 감상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정부가 2027년까지 총사업비 1조974억원을 투입해 '레벌4+'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서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레벨4는 '고도 자동화' 단계로, 운전자는 자동화 구간 내 전방 주시 및 조향, 속도 제어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는 차로 유지 또는 앞차를 따라가는 수준인 현행 '레벨2' 자율주행 단계를 월등히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대구경북지역 관련 업계의 현황과 대구시의 계획 등에 대해 알아봤다.

◆장애물 발견시 스스로 멈춘 후 다시 출발

지난달 29일 방문한 경일대 캠퍼스 내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 본사 건물에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소형 전기차부터 25인승 소형 버스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이곳 차량들은 언뜻 보기에는 일반 차량과 비슷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차량 앞 유리에는 전방을 주시하는 카메라가, 차량 측면 및 사이드미러에는 주변 지형을 감지하는 라이다 시스템이 각각 설치돼 있다.

유병용 a2z 기술이사(경일대 자율주행자동차학과 교수)는 "카메라는 전방 주시 및 신호등 감지 용도로 활용되며 측면에 라이더는 주변 지형을 입체적으로 살피기 위해 설계됐다"며 "이곳 차량들은 실증사업장 내에서 '레벨3' 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제작됐다"고 말했다.

레벨3 단계 자율주행차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유 이사와 차량에 동승해 경일대 캠퍼스 주변을 달려봤다. 조수석 앞에 설치된 태블릿 모니터에는 라이다로 감지된 주변 지형 및 도로 상황 등이 점과 선으로 나타났다. 디자인은 내비게이션 초창기 버전과 흡사한 형태였다. 잠시 뒤 유 이사가 모니터에서 자율주행시작 버튼을 누르자 안내 방송과 함께 자율주행이 시작됐다. 이후 유 이사는 운전대에 손을 뗐지만 차량은 스스로 도로 상황 및 신호를 파악하면서 속도와 방향을 조절해 목적지로 향했다. 주행 중 도로 맞은편에서 버스가 다가오자 스스로 멈춘 뒤 지형을 파악한 후 다시 달리기도 했다.

경일대에 위치한 자율 주행 솔루션 개발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 건물에 진열된 자율주행차량들.a2z 제공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대구시

대구시는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실증환경 구축을 필두로 미래형 자동차 선도도시로거듭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자동차 산업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분야인 만큼 신기술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25년에 약 420억달러(약 50조원)에 이르며 2035년까지 770억달러(9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구시는 자율주행 자동차 실증평가 및 기술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구주행시험장과 연계해 2017년 5월부터 올해 말까지 관련 인프라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구주행시험장은 2014년 달성군 구지면에 39만4천545㎡ 규모로 조성된 ITS(지능형 교통시스템 ) 특화 자동차부품 테스트장으로 활용도가 높다. 시는 해당 사업을 통해 통합관제 시스템 장비 5종과 관련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으며 향후 실증도로 운영 및 라이다·카메라 등 9대 자율주행 핵심부품검증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조수석 앞에 설치된 태블릿 모니터. 라이다로 감지된 주변 지형 및 도로 상황 등이 점과 선으로 나타난다.
지난해에는 '5G 기반 자율주행 융합기술 실증 플랫폼사업'에 선정되며 자율주행차 상용화 전주기 지원체계를 마련하기도 했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단에 자율주행 융합지원센터를 구축하는 등 시설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자율주행과 관련한 연구 장비 및 실험실, 관제시설 등이 설치될 융합지원센터는 이달 착공에 들어가 내년 10월 지상 2층 규모로 개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하는 '2021년도 자동차산업 미래 기술혁신을 위한 오픈플랫폼 생태계 구축사업'에 선정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오픈 플랫폼 사업은 자율주행차 등 고부가가치 지능형 부품개발과 AI(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 신개념 서비스 개발 및 실증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 데이터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손영욱 한국자동차연구원 대구경북지역 본부장은 "자율주행차와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 산업을 꽃피우기 위해선 빅데이터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자동차 데이터가 모이면 대구 자동차 산업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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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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