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DGIST 문제일 교수 연구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후각상실 원인 규명

  • 박종문
  • |
  • 입력 2021-11-22 09:53  |  수정 2021-11-22 10:21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 선별 진단법 개발 기대돼

네덜란드 연구진과 공동연구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후각상실 원인 규명과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특이적 조기선별 지표 활용 가능성 제시
대구 DGIST 문제일 교수 연구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후각상실 원인 규명
문제일 DGIST 교수

문제일 대구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조기 선별하는 진단법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문제일 교수 연구팀은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사후 기증된 사람의 후각 조직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후각상실의 원인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향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법이나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 소속인 스테인부시(Harry W. Steinbusch) 교수와 자안샤히(Ali Jahanshahi)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으며, 연구논문의 제1저자로 참여한 DGIST 뇌·인지과학전공 박사과정생 손고운씨가 1년 가까운 시간 마스트리히트대에 직접 파견되어 실험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였다. 

 

보건복지부 전국 치매역학조사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치매환자는 약 70만 명으로 향후 2050년에는 303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치매환자 중 70%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데, 대다수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경우 기억력과 인지능력 저하는 물론 우울증과 감각 기능 장애를 경험한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90% 이상은 후각상실을 겪는데, 아직까지 그 병리학적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정상적인 후각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후각신호를 처음 정보화하는 후각망울에 존재하는 후각 사구체가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이상이 없어야 한다.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하여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후각상실의 원인을 밝히고자 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과 한국뇌연구원의 연구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임상신경학 분야 상위 10% 학술지인 '뇌 병리학(Brain Pathology)'에 10월 28일(목) 온라인 게재됐다. 다음은 문제일 교수와의 일문일답.

대구 DGIST 문제일 교수 연구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후각상실 원인 규명
관련사진1. (왼쪽부터)DGIST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 손고운 박사과정생,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 자안샤히 교수
▶이번 연구성과는 무엇이 다른가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관찰되는 후각 기능 이상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동물을 이용하여 진행되었으나, 이번 연구는 사후 기증된 사람의 후각 조직에서 알츠하이머 환자의 후각상실 원인을 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알츠하이머의 후각상실이 말초 후각신경계와 중추신경계가 처음 만나는 후각 사구체의 손상에 의한 것임을 처음 발견하였다. 그리고 최근 알츠하이머 치매와 뇌신경염증의 연관성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 뇌신경염증에 관여하는 미세아교세포 활성이 후각 사구체에 집중되고, 이와 더불어 베터아밀로이드 축적이 동반된다는 점을 밝혀 후각신경계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와 뇌신경염증간 연관성을 검증하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어디에 활용할 수 있나?
 

"이번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초기에 간단한 후각테스트를 통해 치매 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는 진단법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이번 연구에서 밝힌 알츠하이머 치매에 좀더 취약한 후각 사구체에 대응하는 향을 찾아냄으로써, 향후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선별을 위한 후각테스트 진단 등 다양한 실용화연구에 적용 할 수 있다. 이러한 실용화연구는 본격적인 연구와 지원이 뒤따른다면 2~3년내에 실현가능하다고 판단된다."

대구 DGIST 문제일 교수 연구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후각상실 원인 규명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후각망울 내 사구체 변화 개념도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
 

"물 모델 수준의 단계를 넘어서 실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활용 가능한 후각테스트에 사용할 향의 선별 등 인간 대상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초기 발병단계부터 후각 기능 감퇴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미 우리 연구진은 기존 연구를 통해 후각 신경계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대표 병변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발현, 축적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후각신경계 구조에 이상이 발생함을 확인한 바 있었다. 이들 연구들이 동물에서 진행된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끼던 중, 사후 기증된 인간 뇌조직의 접근이 가능한 네덜란드 대학과의 국제공동연구 기회가 있었고 이 기회를 활용하여 그간 동물에서 밝혀진 사실을 인간 조직에서 확인해보고자 연구를 시작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서 후각 기능의 저하는 임상에서 오랫동안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치매와 후각 기능 저하간의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과학적 연관성을 맺기 힘들었고, 따라서 실용화 연구로 진행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냄새를 감지하는 말초 후각신경계와 냄새를 정보화하는 중추 후각신경계가 만나 처음 시냅스를 형성하는 후각 사구체의 이상이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후각상실의 원인임을 밝혀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후각상실의 원인을 규명하여, 향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법이나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중장기적 목표로는 먼저 중추신경계에서 나타나는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대표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인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그(amyloid beta plaque), 인산화-타우 신경섬유 엉킴(phosphorylated tau neurofibrillary tangle)과 신경퇴행이 후각신경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지를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후각상실과 후각신경계의 퇴행기전을 규명하며, 후각신경계의 퇴행과 중추신경계의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기전 간의 연관성을 계속 연구하여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선별과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길 희망한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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