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글로벌 메이어스 챌린지(하) 대구시, 폐유휴공간 활용 '도시 활력 증진' 추진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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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08 07:28  |  수정 2021-12-08 08:40  |  발행일 2021-12-08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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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5일 대구시청별관 대회의실. 권영진(왼쪽 둘째) 대구시장이 '챗봇(chatbot)'을 시연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2021 메이어스 챌린지(Mayors Challenge)'에 내놓은 솔루션이 도시가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8월 기준 대구의 인구는 239만3천626명으로 240만명선이 붕괴됐다. 출생률 감소로 인한 자연인구 감소는 물론 일자리 부족 등으로 청년층 인구 유출도 심각한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외부환경 변화의 속도 역시 빨라졌다. 특히 코로나19는 도시 구조와 생활 양식 전반을 바꾸고 있다.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도 도시 응집력과 활동의 밀도는 줄었다. 다만 시민들의 공공활동은 위축됐지만, 만남과 다양성 체험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시민들을 연결하고 도시의 활력을 되찾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도시를 허락하라'

대구시는 메이어스 챌린지에 '리퍼미셔닝 더 시티(Re-Permissioning the City·도시를 허락하라)'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도시 내 공간을 시민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1차적으로 사용이 중단된 빈집, 폐공장, 폐점포 등 폐유휴공간을 탈바꿈시켜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5년간 지역 내 폐유휴공간은 35% 증가하면서 도시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방치된 공간을 개선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해 도시 활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대구시, 포스트 코로나 대비 '도시를 허락하라' 프로젝트 제안
빈집·폐점포 등 방치된 공간 개선·재활용 땐 '일석이조 효과'
최초 백화점 무영당 등 역사문화자산 플랫폼도 시민공간으로


공간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사용 목적에 따라 이용을 신청할 수 있도록 '리퍼미션 플랫폼'을 마련한다. 공간사용을 위한 매개 기능은 물론 '원스톱·원루프(one stop·one roof)' 실시간 허가시스템으로,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공동체 활동을 촉진하고 상호 교류가 활성화되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책 참여도 증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공간에는 인공지능(IoT) 센서를 설치한다. 이를 통해 소음수준, 모임의 규모, 방문자 수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간별로 사용규칙 및 준수사항 등을 결정하고 개선하는 것을 돕는다. 또 챗봇(인공지능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신청하고 사용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대구시민을 위한 플랫폼 공간

프로젝트가 추진되면 플랫폼에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파악하고 유형별 분류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대구시는 도시재창조국을 중심으로 관련 TF를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회 등을 구성해 민·관·공이 협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대구시는 문화예술회관, 여성회관, 대구체육관 등에서 대관하는 다양한 실내 공공공간과 두류공원, 대구스타디움, 시민운동장 등 체육·여가시설 내 야외 공공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대구시 각 부서와 기초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다양한 실내외 공간도 활용할 수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지역별로 조성되고 있는 문화복지 거점시설도 있다.

근대건축물도 플랫폼 공간 후보군이다. 시는 민간개발로 소실 위기에 처한 역사문화자산 보존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민족자본 최초의 백화점인 '무영당'을 시작으로 구상 시인의 활동공간인 '대지바', 대구 최초 여성고등기술학교인 '경북문인협회' 건물, 구상 시인의 '초토의 시' 출판기념회가 열린 '꽃자리 다방' 등을 매입하기도 했다.

폐유휴공간의 경우 대구도시공사와 함께 장기적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7월 대구도시공사, 한국부동산원, 대구지역문제해결플랫폼 등과 협약을 맺고 준비에 착수했고, 내년에는 유휴공간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영국 런던·캐나다 몬트리올 연구팀, 대구시 프로젝트에 관심

대구시는 메이어스 챌린지에 도전장을 내민 631개 도시와 경쟁해 50개 우승 후보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중 최종 우승도시로 선정되면 블룸버그 재단으로부터 100만달러의 지원을 받아 3년간 혁신 정책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대구시가 제안한 이번 프로젝트는 역사문화자산, 폐유휴공간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되돌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블룸버그 재단은 세부적인 기술 지원에 나선다. 또 대구의 정책이 다른 국가, 다른 도시로 확산하는 것을 돕는다. 영국 런던, 캐나다 몬트리올 연구팀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대구의 솔루션에 관심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시 도전의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공공공간의 허가와 활용 방식을 시민 중심으로 새롭게 정의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결과와 관계없이 큰 의미를 지닌다. 대구시 행정이 한 단계 도약하는데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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