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준석 "대구 중남구 보선후보 경선 방침… 안철수와는 엮이고 싶지 않다"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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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0 18:29  |  수정 2022-01-21 07:32
"윤석열, 복잡한 문제 풀어내는 능력 발군"
TK공약으론 대선서 큰 줄기 잡고 지방선거에서 핵심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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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제2기 영남일보 지방자치아카데미 졸업식에서 특강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인물은 흔치 않다. 30대 젊은이라면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런 정치 지형을 바꿔 놓은 인물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다. '이준석 신드롬'을 바탕으로 지난해 6월 헌정사상 처음으로 30대 당 대표로 선출된 그는 정치 혁신이라는 2030 세대의 열망을 짊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당을 이끌어나가며 여러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돌풍은 순식간에 '이준석 리스크'로 돌변했다. 0선 이라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내부 총질을 한다는 이유로 같은 당 중진의원들과 갈등을 빚었으며 윤석열 대선 후보와도 몇 번의 충돌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위기론의 끝은 극적인 갈등 봉합이었다. 이 대표와 다시 손을 맞잡은 윤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로 순식간에 돌아섰다. 이 대표는 20일 제2기 영남일보 지방자치아카데미 졸업식에서 '우리 정치가 변한다'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섰다. 그는 특강에 앞서 진행된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선거를 치르면서 젊은 세대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놓쳤다가 다시 회복하면서 지지율도 가파르게 오르는 것이고, (윤 후보는) 아무리 복잡한 문제가 들이닥쳐도 그 실타래를 풀어내는 능력이 발군"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두고는 "인지도 조사로 경선 후보를 추려낸 뒤 여론조사로 경선을 진행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으며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광역의원 이상은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尹 정치학습능력 매우 뛰어나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 것


▶오늘 아침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후보와 만나 종로와 중구-남구 재보선에 특정 인물 공천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준표 의원도 정치를 오래 하신 분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그런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본인을 도왔던 분들에게도 공천에서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 듯 하다. 대선이 있다 보니 윤 후보와 홍 의원의 정무적인 협의에 의해서 결론이 나와서 윤 후보가 제게 요청하는 형태라면 변화가 있을 순 있겠지만, 종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경선 원칙을 지도부가 세운 이상 그 방침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여론조사 경선' 원칙
尹, 홍준표와 정무적 협의 후
당대표에 요청하면 변화 여지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과의 '원팀 구성'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문제야말로 전적으로 윤석열 후보가 본인의 정치적인 판단에 의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사실 저는 우리 후보가 선거를 치르면서 외부 세력과의 연대를 추진하기 이전에 당 내부에 있는 훌륭한 자원이 최대한 가동되는 상황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 해왔다. 그런 점에서 홍준표, 유승민이라는 두 퍼즐이 빠져 있는 것은 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런데 그건 제가 당 대표로서 당직을 마련해드릴 수 있는 분들도 아니지 않나. 결국에는 윤 후보가 어떻게 그분들과 시너지를 낼 지 스스로 고민해서 진행해야 한다."

안철수 단일화 이력 살펴보면
시시각각으로 말이 변하는 분
재미 있지만 엮이고 싶지않아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앞서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봉합 이후 지지율이 많이 올랐는데.
"윤석열 후보가 '조국 사태' 실망했던 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책임자로서 정부·여당에 맞서는 인물로 비쳤다. 그것이 윤 후보의 정치적 동력의 시발점이었다. 그때 장년층도 반응을 했지만, 장년층 입장에서는 (윤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했다는 점 때문에 온전히 우군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경선 과정을 거치면서 윤 후보의 젊은 지지층이 오히려 이탈하고 전통적 지지층이 확보되면서 양상이 좀 달라지기도 했다.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여러 사람의 조언을 받다 보니 젊은 세대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놓쳤던 것 같다. 그런데 그걸 다시 회복하면서 지지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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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제2기 영남일보 지방자치아카데미 졸업식에서 특강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설 연휴 이재명·윤석열 후보 토론이 예정되어 있다. 윤 후보가 토론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정치나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무능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저는 우리 후보(윤석열)가 정치에 있어서는 학습 능력이 굉장히 빠르다고 생각한다. 윤 후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건 확실하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또 윤 후보는 거악(巨惡)과 싸우면서 생활해 온 특수부 검사였기 때문에 나라의 굵직굵직한 거악에 대해서 어떻게 개혁을 할지 확고한 인식이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같은 사람은 재정 상황이 아주 좋은 성남에서 시장을 하면서 나눠주고 뿌리는 방식으로 인지도를 얻어온 행정가다. 반면 윤 후보는 거악과 싸우면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 같은 사건도 다 풀어내서 수사의 성과를 내지 않았나. 아무리 복잡한 문제가 들이닥쳐도 그 실타래를 풀어내는 능력은 발군이라 본다."

▶대구에는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거론되는 인사만 20명에 이른다. 어떤 식으로 후보를 추려낼 계획인가?
"당연히 우리 당의 공천 원칙에 따라서 공천 배제 사유가 있는 분들에 대해서는 배제를 할 것이다. 나머지는 인지도 조사 같은 것을 시행해봐야 한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아니 지역 주민들이 인지를 하고 있어야 그다음에 이제 표심으로 이어질 것 아닌가. 그래서 인지도 조사에서 일정 수의 후보를 추린 다음에 여론조사를 시행해야 되는데 경선의 구체적인 시행 방식은 아직까지 논의하지 않았다. 다만, 원칙상 이번에는 당원 경선을 치르게 되면 대선을 앞두고 당원들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 것 때문에 여론조사를 치르겠다는 그런 방침만 확정해 놓은 상태다."

▶100% 여론조사로 진행하면 인지도가 관건인데,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부족한 정치 신인 등의 입장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
"아주 냉정하게 말씀드리자면 지금 대구에 계신 현역 의원님들도 인지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정치에 있어서는 지역 주민을 대표하겠다는 성실함에 못지않게 본인이 중앙 정치 영역에서 어떻게 공간을 만들어 나가느냐도 하나의 능력이다. 우리 당 의원님들을 보면 활발한 언론 활동이나 이런 걸 통해서 큰 스피커를 확보하게 되고 그걸 바탕으로 지역을 위해서 많은 기여를 하실 수 있는 분도 있고, 아니면 진짜 성실하고 훌륭한 분인데 정작 중요한 이슈일 때는 뒤로 몸을 빼다가 지역에는 큰 기여를 못 하고 본인의 중앙 정치의 입지만 강화하시는 분들도 있다. 따라서 사람이 괜찮은가도 중요하겠지만, 지역을 위해 얼마나 크게 실질적인 일을 해줄 것인가도 판단 요소에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구경북(TK)이 당 최대지지 기반이지만, 윤석열 대선 후보의 공약 중에는 TK를 위한 구체적인 공약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저는 윤석열 후보가 TK 지역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생각한다. 후보를 근접 수행하는 이만희(영천-청도) 의원도 TK 출신이고 선대본 상황실장인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의원도 지역의 주요 사안을 잘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TK 지역 발전을 위한 주제는 이번 대선에서 우리 후보가 큰 줄기는 잡겠지만 곧 뒤따를 지방선거에서 핵심적으로 논의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권교체에 성공해서 여당이 된다면 지방선거에 나갈 우리 당 후보들의 주장에도 힘이 많이 실릴 것이라 생각한다."

▶'안일화' '간일화' 등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로 말이 많다. 단일화는 어떻게 되는가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이야기하려면 본인의 이력을 살펴봐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 때는 단일화를 한다고 했는데, 합당은 하지 않았다. 그다음에 대선 출마는 고려하지 않는다더니 대선 출마를 했다. 이제와서 보니까 단일화는 없다고 하더니 '안(安)일화'는 가능하다고 한다. 저희가 왜 그분의 말을 들어야 하나. 시시각각 말이 변하는 분인데, 재밌는 분이다. 같이 엮이고 싶지 않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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